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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미운 코레일' 때리기가 급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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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부실·해수부…할일 쌓였는데 '산하기관 횡령' 까발리기


2200억 빼돌려 수사의뢰
철도公 "회계 오류" 해명
철도 민영화로 갈등 번져
부처간 힘겨루기 정면충돌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빅 이슈를 떠안은 국토해양부가 산하기관의 비위사실까지 챙기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토부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 15명 등 산하기관들이 국고 수천억원을 횡령했다는 자체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중앙정부부처가 산하기관의 비위사실을 적발하는 것은 일상적 업무이며 당연한 조처다. 하지만 4대강 부실감사 결과 발표에 이어 보금자리주택 전면 방향수정 등 정권 말 들어 현 정부 최대 정책의 성과가 훼손될 처지인 데다 택시법과 해수부 분리·독립, 철도경쟁체제 도입 등 중대 사안이 널려있는 마당이어서, 전격적인 비위사실 공개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토부가 발표한 산하기관 비위사실은 금액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하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발표내용에 따르면 코레일은 2226억원, 건설기술연구원은 1억6000만원, 교통안전공단은 5900만원을 각각 횡령했다. 국토부는 이에 코레일 15명, 건설기술연구원 3명 등 18명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아울러 해당기관에 76명을 징계 등 문책 요구했다.


특히 코레일의 경우 정부에서 받은 일반철도 유지보수용 국고금을 수차례에 걸쳐 공사 자금계좌로 무단 이체하고 2226억원 정도를 횡령했다. 일반철도 유지보수 소요 비용은 선로 사용대가로 코레일이 70%를 부담하고, 나머지 30%는 국고에서 지원하는데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지급된 9870억원 가운데 8112억원을 부당하게 사용한 뒤 5886억원만 반납했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코레일이 자체적으로 지급해야하는 인건비, 각종 유지보수사업비, 직원 퇴직금, 상수도 요금까지 국고금에서 지원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코레일은 강하게 반발했다. 국토부의 횡령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정부의 과잉해석이라고 주장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업비 집행에 있어 개인이 불법 착복했다면 횡령이라고 할 수 있다"며 "위탁사업비 정산에서 두 계좌 간 이체에서 생기는 회계적인 오류만을 가지고 횡령이라고 하는 것은 감정에 치우친 행정행위"라고 말했다. 인건비 등을 국고금으로 오집행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이지만 정산 중이었다"고 했다. 이어 "자금이체 방법에 대한 법 규정이 없는 가운데 지난 2010년까지 사업비 정산 때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가 문제를 삼은 것"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수사의뢰 시점도 적절치 못하다고 주장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국토부가 지난해 12월28일 국가위탁사업비 집행실태 감사 결과 및 처분사항을 통보해왔다"며 "1개월 내 재심청구 주문에 따라 이의신청을 준비하는 와중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이에 국토부에 이의 신청하고 감사원 심사청구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국토부와 코레일간 갈등은 철도 경쟁체제(민영화)를 둘러싼 해묵은 힘겨루기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국토부는 경쟁체제가 도입되면 서비스가 개선되고 요금이 인하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코레일은 민영화로 인해 민간사업자만 배불리고 국민은 요금인상에 직면할 것이라고 맞서왔다. 국토부는 코레일의 선로배분권과 역사소유권 회수에 이어 최근 관제권 회수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하며 압박의 강도를 높여왔다.


특히 국토부의 이번 발표는 정권이 바뀌기 전 철도 민영화 문제를 털고 가야 한다는 안팎의 시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당선인이 민영화에 대해 부정적 입장이어서다. 국토부로서는 챙겨야 할 이슈가 충분히 많은 상황이기도 하고 횡령했다는 발표 내용을 두고 다툼의 소지가 있기에 더욱 그렇다. 더구나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하고 보조금을 지원해야 하는 택시법의 주무부처로서 대통령의 법안 거부권 행사 등에 대한 판단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해양부문을 5년 만에 떼어내며 살점을 도려내야 할 국토부가 숱한 국민적 관심사안을 어떻게 해결하고 위기국면을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미주 기자 beyon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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