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납입 통한 상폐회피 가능성…실질심사 대상 될 수도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디웍스글로벌(옛 크라제비엠티)이 가장납입 혐의로 조사받았다고 고백한 자금이 대부분 미국법인 디웍스엔터프라이즈 인수에 쓰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실제 자산가치보다 10배나 비싸게 산 이 회사가 제대로 운영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다는 점이다. 가장납입설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디웍스글로벌은 상장폐지 실질심사까지 받을 수 있어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14일 디웍스글로벌은 가장납입설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2010년 3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이와 관련 관계기관의 조사를 받았지만 확정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당시 유상증자 금액의 대부분은 미국 회사를 인수하는데 쓰였다. 디웍스글로벌은 지난 2010년 12월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세 차례나 김택 전 최대주주와 회사 임원 등을 대상으로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타법인취득자금 조달 등을 위해 실시된 유증 규모는 총 185억원에 달했다. 세 차례 모두 유증 결정일과 납입일이 동일할 정도로 신속하게 진행됐다.
회사는 이 돈 중 155억원을 들여 디웍스엔터프라이즈라는 미국 뉴저지 소재 의료기기업체를 인수(현금취득)했다. 말라리아, 에이즈, 결핵 등에 대한 소규모 진단키트를 만드는 업체다. 인수 당시 디웍스엔터 대표 김인중씨는 이미 디웍스글로벌의 사외이사였으며 디웍스글로벌의 유증에 30억원 가량 참여하기도 했다.
인수 가격은 꽤 비쌌다. 당시 감사보고서에서 우리회계법인은 디웍스글로벌이 순자산가액 9억5000만원짜리 회사(디웍스엔터)를 155억원에 인수해 145억5000만원의 투자차액이 발생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디웍스글로벌은 인수 이듬해인 2011년 디웍스엔터를 통해 바이오부문에서 매출액 50억원, 매출총이익 9억9200여만원의 실적을 올렸다. 디웍스엔터 인수가격 155억원은 인수 당시 자기자본의 67%를 넘는다. 거액을 들여 인수했지만 실적은 초라했던 셈이다. 그나마 2012년 9월말 기준 분기보고서에서는 바이오부문 실적이 아예 사라졌다. 사업부문별 현황 역시 2011년 말과 동일한 상황이다.
이 18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디웍스글로벌은 당시 상장폐지 위기에 처할 수 있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2010년 디웍스글로벌은 66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2010년 말 185억원의 유증을 통해 주식발행초과금 형태로 자본총계에 더해진 금액만 135억원에 달한다. 당시 자본총계(자기자본)가 49억여원(자본잠식률 35.9%)에 불과했다. 유증이 없었다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규정상 가장납입을 통해 상장폐지를 회피한 사실이 드러나면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아야 한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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