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발표때마다 인류 탄성을 자아낸 역발상의 '아트 행진곡'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삼성전자가 12일 '프레임 디자인(frame design)' 콘셉트를 적용한 85인치(214cm) UHD TV 85S9를 국내서 최초 출시하면서 TV디자인의 역사를 새로 썼다.
이 TV의 프레임 디자인은 기존 TV와 달리 프레임 안에 화면이 떠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점이 특징이다. 스피커를 프레임 안에 숨겨 화면을 향한 몰입감을 더욱 높였다. 2m가 넘는 초대형 TV를 벽에 어떻게 걸지 고민 하던 사람들에게 미술관에서 명화를 감상하듯이 거실 중앙이나 한편에 놓아둘 수 있게 만든 것이다. TV패널을 감싸는 네모난 프레임의 디자인은 TV를 단순히 'TV 방송을 보는 수상기'가 아닌 생활 속의 '오브제'로써 승화시켰다는 평을 듣고 있다.
삼성 TV디자인이 주목받는 것은 세계 TV시장 석권의 주역이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TV디자인 경쟁력을 높이며 프리미엄 시장에서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뱅앤울릅슨, 로에베 등 유럽 명품 가전 업체에 비하면 한수 아래라고 여겨졌던 삼성전자의 TV 디자인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TV 디자인의 역사는 1996년 출시한 명품 플러스원에서 시작됐다. 명품 플러스원은 화면의 가로, 세로 비율이 4대 3인 일반 TV보다 가로폭이 조금 더 긴 12.8대 9 비율을 구현해 세계 어느 업체에서도 선보이지 않은 규격을 실현했다. 일반TV보다 가로 폭을 더 길게 함으로써 화면 잘림 현상으로 인해 일반 TV 화면에서 잘려나가는 화면 양쪽 끝부분을 되살린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가 TV에 디자인 개념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한 것은 보르도 TV를 출시하면서부터다. 직사각형 모양의 TV가 대세로 여겨지던 시절 삼성전자는 포도주가 담긴 와인잔 모습을 형상화한 보르도 TV를 출시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고화질 영상을 강조하기 위해 외관에서 스피커가 보이지 않도록 히든(Hidden) 스피커를 장착해 화면 이외의 다른 요소를 배제한 미니멀리즘을 추구한 점이 특징이다. 당시 파격적인 디자인을 시도한 보르도TV는 단기간에 100만대가 팔릴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파나소닉, 소니 등 경쟁사들이 화질에만 집중할 때 디자인을 TV제품의 경쟁력으로 삼은 전략이 통한 것이다.
보르도 TV의 성공으로 디자인의 힘을 실감한 삼성전자는 이후 화질 못지않게 독창적인 TV 디자인 개발에 매달렸다. 그 결과 2008년 TV 업계 최초로 크리스털 느낌의 TV 신소재와 친환경적 디자인 공법이 어우러진 '크리스털 로즈 TV'를, 2009년엔 TV 전체의 두께가 손가락 한 마디 굵기에 불과한 29mm대의 '핑거슬림(Finger Slim)' 디자인을 구현한 PAVV LED TV를 잇따라 선보이며 TV디자인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0년 삼성TV 디자인의 혁신은 베젤 두께 최소화로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미국 라이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1'에서 베젤 두께를 5㎜ 이하로 투명하게 줄인 원디자인 LCD TV 46인치, 55인치 모델을 선보여 베젤 혁신을 이뤄냈다. 이는 기존 베젤 두께 28㎜를 6분의 1 수준으로 줄인 것이다. 5㎜ 베젤 시대를 연 이 제품은 해외 AV 전문 매체들로부터 호평 받았다. 독일의 AV 테스트 전문지 '비디오 홈 비전(Video Home Vision)'은 "초슬림 두께의 본체에 LED백라이트를 균일하게 내장해 놀랍다"고 표현했다.
2012년 삼성전자는 포스트 미니멀리즘(Post Minimalism) 프리미엄 디자인을 내세우며 나를 알아보고, 이해하며, 스스로 진화하는 진정한 의미의 미래형 TV를 공개했다.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시도하자 '삼성TV는 디자인이 다르다'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주기 시작했다. 'iF 디자인 어워드 2012', 일본 디자인 진흥회가 주관하는 디자인 공모전 '굿 디자인 어워드 2012' 등 세계적인 디자인 어워드에서도 주요 상을 휩쓰는 성과를 거뒀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에도 글로벌 평판TV 시장 점유율 26.4%를 기록하는 등 2006년 1분기 이후 지속되어 온 세계 TV시장 1위 자리를 27분기 연속 유지하며 7년 연속 세계 TV시장 1위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김민영 기자 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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