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이 발간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 최신호(1월)는 '베스트 최고경영자(CEO) 100인'을 선정·발표했다. 이번 리스트는 CEO들의 장기간 경영 성과에 따라 작성됐다는 점에서 더 주목을 끈다. 이번 명단에서 1위는 애플의 고(故) 스티브 잡스, 2위가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다. 잡스가 세상을 떠났으니 현존하는 최고 CEO는 베저스인 셈이다.
그렇다면 베저스가 현존하는 최고 CEO에 선정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존의 주가부터 살펴보자. 미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에 따르면 베저스가 CEO로 재직하는 동안 아마존 주가는 124.3배로 올랐다.
그러나 베저스가 베스트 중의 베스트 CEO에 오른 것은 실적이 좋아서만은 아니다. 그는 소매업 구조를 재편했다. 온라인 서점 아마존은 등장 이후 인터넷과 접목해 여러 서비스를 내놓았다. 출판업계를 지배해온 기존 오프라인 대형 서점은 몰락의 길을 걷고 소규모 서점 수는 현저히 줄었다.
더욱이 아마존은 단순히 책을 파는 온라인 서점에서 더 나아가 원하는 이들에게 아마존에 직접 자기 상점을 열 수 있도록 조치했다. 아마존은 이로써 창고를 추가 확보하거나 신규 상품을 받아들이지 않고도 방대한 물건이 거래될 수 있는 쇼핑몰로 거듭났다.
더욱이 아마존은 전자책 단말기 '킨들'로 'e북' 시대를 활짝 열었다. 킨들은 애초 전자책 판매를 늘리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러나 이후 가격 경쟁력을 갖춘 '킨들 파이어'가 선보이면서 아마존은 태블릿PC 업체로 변신하기에 이르렀다.
아마존은 전자책을 다운로드하고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시스템도 구축했다. 그 덕에 아마존의 시장 지배력은 더 강해졌다.
포브스는 베저스의 이런 경영방식과 관련해 "누군가 해법을 제시하기까지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제시했다"고 평했다. 이어 "아마존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 그 이상을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포브스는 잡스와 베저스로부터 두 가지를 배울 수 있다고 소개했다.
첫째, 트렌드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이와 함께 움직여라.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좀 더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도록 돕는다면 경이로운 성장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뜻이다.
둘째, 소비자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지 말라. 잡스와 베저스는 소비자에게 필요한 것을 제시하는 게 얼마나 큰 파급력이 있는지 보여줬다. 소비자의 요구는 과거의 틀에 갖혀 있다. 따라서 소비자에게 묻기보다 새로운 트렌드로 소비자의 욕구를 해결해주는 게 성공의 비결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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