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더 이상 ‘마라도나의 재림’이 아니다. 신의 권능을 지닌 인간의 출현이다. '축구 메시아'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다.
메시는 8일(한국시간) 새벽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12년 시상식에서 발롱도르(Ballon d'Or)를 수상했다. 41.6%의 득표율로 크리스티아노 호날두(레알 마드리드·23.7%),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10.9%) 등을 가볍게 제쳤다.
FIFA 발롱도르는 2010년 'FIFA 올해의 선수'와 축구 전문지 프랑스풋볼의 '발롱도르'가 통합돼 탄생했다. 한 해 동안 가장 뛰어난 빛난 활약상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진다.
평생 한 번 받기도 어려운 상을 메시는 무려 4회 연속 수상했다. 전대미문이다. 두 트로피를 통틀어 이전 최다 수상 기록은 호나우두(브라질), 지네딘 지단(프랑스·이상 올해의 선수), 마르코 반 바스텐, 요한 크루이프(이상 네덜란드), 미셸 플라티니(프랑스·이상 발롱도르) 등이 남긴 3회다. 모두 당대를 풍미했던 선수들. 메시는 이들 모두를 넘어섰다.
메시의 2012년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활약으로 요약된다. 63분마다 1골씩을 터뜨렸다. 경신한 기록은 일일이 나열하기조차 어렵다. 가장 대표적 기록은 한 해 최다 골. 지난해 총 69경기에 나와 91골(바르셀로나 79골·아르헨티나 12골)을 넣었다. '원조 축구 황제' 펠레(브라질·1959년)의 75골은 물론 게르트 뮐러(독일·1972년)의 85골을 가볍게 넘어섰다.
이 외에도 메시는 한 시즌 스페인 리그 최다 골(50골), 한 시즌 클럽 최다 골(77골), 바르셀로나 통산 역대 최다 골(288골) 등 10개가 넘는 신기록을 작성했다.
현대 축구는 펠레나 뮐러가 뛸 때보다 압박과 수비가 훨씬 강해졌다. 메시는 엄청난 스피드의 드리블과 정확한 슈팅으로 이를 뛰어넘고 있다. 포지션은 정형화되지 않았다. 최전방 공격수와 미드필더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간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메시는 축구 전술사의 새로운 장을 연 혁명가"라고 극찬했다.
정작 본인은 만족을 모른다. 메시는 이날 수상 직후 "여러 기록을 깬 것은 멋진 일이지만, 바르셀로나가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코파 델 레이(스페인 FA컵) 우승 만에 그친 아쉬움의 표현.
그는 "나에겐 아직 꿈이 있다"라며 "아르헨티나를 이끌고 월드컵과 코파 아메리카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축구 메시아'의 구원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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