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경영권 회복 후 새로운 금호아시아나의 도약을 위한 인적 개편에 나섰다. 노력형 인재를 승진시키고 성과에 대한 보답도 아끼지 않았다.
24일 발표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정기 임원인사는 박 회장의 경영권 회복 후 이뤄지는 첫 정기 임원인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는 내년 경영방침을 '솔선수범'으로 정하고 인사 방침도 이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박 회장의 인사방침은 ▲능력이 있어도 성실하지 않으면 중용하지 않는다 ▲거짓말 하는 사람은 탈락시킨다 ▲업무상 부정, 윤리적 문제는 엄벌한다 ▲ 조직내 파벌 형성 금지 등으로 요약된다.
이에 따라 내년 한 해 동안 각 계열사를 책임질 수장으로 총 4명의 사장이 선임됐다. 먼저 기옥 사장이 금호터미널 사장으로 등용됐다. 그는 지난 11월 부천 중동의 주상복합의 공사비 회수 문제에 대한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금호그룹은 "기옥 금호산업 총괄 사장이 지난 9일부로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12일 사표를 수리했다"며 "금호산업의 경영정상화가 차질을 빚고 있는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기 사장이 내년 경영정상화의 원년이 되는 해를 만드는 데 있어 기 사장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기 사장은 박 회장과 그의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과의 '형제의 난'이 벌어졌을 당시에도 그룹에 남아 박 회장과 현재까지 그룹 정상화를 위해 애썼다.
박 회장은 이같은 기 사장의 의리와 그룹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호그룹도 사장 체제로 한층 격을 높였다. 기존 금호그룹은 박 회장을 중심으로 서재환 전략경영실 부사장, 장성지 홍보총괄 부사장이 그룹 전반을 책임졌다. 박 회장은 서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장성지 부사장은 그룹 경영 상근고문직에 앉혔다. 장 부사장은 30여년간 금호의 홍보맨으로 재직하면서 재계를 대표하는 '1세대 홍보맨'으로 알려진다.
아스공항도 사장 체제로 개선됐다. 대한항공이 갖고 있던 인천공항급유시설을 수주하는 등 숨 가쁜 한 해를 보낸, 배 사장 등 아스공항 임직원들의 공로를 높이 산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김수천 에어부산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했다.
전무급 승진자 중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여성 최초 임원이자 현재까지 마지막 여성 임원의 승진자가 눈에 띈다. 한현미 전무는 지난 2006년 임원으로 발탁돼 6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그는 현재 아시아나항공내 환경고객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한편 박 회장의 아들이자 금호타이어 부사장을 맡고 있는 박세창씨의 승진은 올해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금호타이어의 임원 승진자는 16명으로 다른 계열사에 비해 가장 많았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이 12명이 승진했으며 금호산업의 승진자는 6명에 그쳤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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