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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종말의 날? 그거 다 사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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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종말의 날? 그거 다 사기야" ▲ 나사의 태양관측위성 소호(SOHO)가 지난 2003년 촬영한 태양 플레어. 종말론자들은 21일 플레어가 발생해 23~25일 지구에 전원공급시스템이 마비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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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2012년 12월21일에 종말의 날이 닥친다는 말은 거짓입니다. 사기꾼들이 돈벌이로 이용하려는 것이니 속지 마세요"

2009년 개설된 종말론 반대 사이트 '2012호크스(hoax, 거짓말)'의 대문에 걸린 문구다. 이 사이트는 '종말의 날'이 조작, 사기, 잔인하고 역겨운 거짓말이라고 강조한다. 사람들을 현혹하며 '종말 속에서 살아남는 비법' 등을 비디오와 책으로 만들어 팔아먹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종말론에 미혹돼 자살하는 사람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2008년 인도의 한 16세 소녀는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의 '거대 강입자 가속기(LHC)' 가동 소식을 접한 뒤 살충제를 마시고 자살했다.

가속기가 작동하면 인류가 멸망할 블랙홀이 생긴다는 루머로 공포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사벨 테일러라는 영국 소녀도 '종말의 날'을 두려워한 나머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 세계가 12월 21일 지구 종말론으로 들썩이고 있다. 허황된 종말론으로 인해 다수의 인적 피해도 예상된다.


지난달 13일 미항공우주국(NASA)는 '세상에 종말이 오지 않는 이유'라는 질답 형식의 글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현재 종말론을 뒷받침하는 가설과 예언을 과학적으로 설명함으로써 종말론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나사는 글의 첫머리에서 "2012년에는 세계의 종말이 오지 않는다"고 단정했다. 지구는 40억년간 무사했으며 믿을 수 있는 전 세계 과학자들이 2012년은 종말과 관계없음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2012 종말론의 시작은 6000년전 수메르인이 발견했다는 태양계 행성 '니비루'이다. 수메르인들은 '신이 사는 행성' 니비루가 2003년 5월에 지구와 충돌한다고 예언했으나 보기좋게 빗나갔다.


고대 마야문명의 달력이 오는 21일을 세계 종말일로 예언했다는 설도 과학자들의 논리적인 추리에 의해 거짓임이 밝혀졌다.


마야인은 기원전 3114년 8월 13일을 마야력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마야의 시간 셈법은 394년을 1주기로 친다. 1주기는 1박툰(baktun)이라 부른다.


박툰은 400개의 툰(tun)으로 구성돼 있다. 1툰은 1년과 비슷한 주기로 365일이 아니라 360일이다.


1박툰을 현재의 시간 주기로 환산하면 약 394년이다. 마야문명은 숫자 '13'을 부정적인 숫자로 생각했기 때문에 13번째 박툰 이후로는 아무것도 없는 세상이 시작된다고 봤다. 이 13번째 박툰의 마지막 날을 현재 시간대로 환산하면 서기 2012년 12월 21일이 나온다.


나사는 "당신의 집 부엌에 걸린 달력이 12월 31일로 끝나듯, 마야의 달력도 길고 긴 세월을 거쳐 2012년 12월 21일에 한 주기가 끝난다고 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달력이 다시 1월 1일로 넘어가듯 마야인의 달력에도 '다음 날'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현재 1년 달력이 365일이듯 마야인의 달력은 187만2000일로 구성돼 있다.


또 다른 종말론은 '우주 공간'까지 진출했다. 21일이 되면 은하의 중심에 태양의 적도가 정확히 일치하며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 행성들도 일렬로 늘어서게 된다는 것이다.


행성간 정렬 현상과 은하 중심부 자기장의 영향으로 지구에 자기 역전(N극과 S극이 뒤바뀜)과 자기폭풍 현상이 일어난다는 허황된 이야기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23일에서 25일 사이에 전 세계적으로 전기가 끊어지는 '토털 블랙아웃(total black out)' 현상에 대해 묻는 전화가 지금도 나사에 걸려온다고 한다.


나사는 "행성정렬 현상은 앞으로 수 십 년간 없을 것이며 설사 일어나더라도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정도"라고 해명했다. 이미 1962, 1982, 2000년에 주요행성들이 정렬하는 현상이 일어났으나 아무 이상이 없었다는 것이다.


종말 이론의 하나인 거대 태양폭풍에 대해서는 "태양계는 11년 주기로 반복되는 활동 주기와 동일하다"며 2012~2014년까지 태양 활동이 극대화되지만 이전과 별다른 점은 없다"고 설명했다.


나사는 북극-남극의 반전 현상, 소행성 충돌 등에 대해 불가능하거나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나사는 고대 마야력이 순환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과 마야유적에서 지구의 멸망을 예언한 내용이 한번도 발견된 적이 없었다는 점도 종말론을 불식시키는 근거로 들었다.


한편 나사뿐 아니라 로마 교황청도 종말론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해명에 나섰다. 로마교황청 천문대 소장 호세 푸네스 신부는 교황청 기관지를 통해 "우주가 확장하고 있으며 이론대로라면 어느 시점에서 붕괴되겠지만 그런 일은 수십억년 동안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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