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컬러강판 및 아연도금강판 가격 담합 혐의로 조만간 국내 7개 철강사에 총 3000억원 이상의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리니언시(담합 자진 신고자 감면제)를 신청한 모사의 과징금이 100% 면제될 경우 실제 부과액은 2000억원대로 낮아질 전망이다.
1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오는 20일 전원회의를 열고 포스코ㆍ유니온스틸ㆍ동부제철ㆍ현대하이스코ㆍ세아제강ㆍ포스코강판ㆍ세일철강 등 7개사의 컬러강판 및 아연도금강판 가격 담합 혐의에 대한 제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이들 철강사의 컬러강판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이 비슷하다는 점에 주목해 2009년부터 담합 여부를 조사해 왔다. 이 과정에서 모사가 리니언시를 신청하면서 사실상 공정위는 물증을 확보한 상태다.
철강업계는 1위 업체인 포스코의 가격을 관행적으로 따라갔을 뿐 조직적인 담합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들 업체가 수시로 만나 가격과 공급물량을 조절해 왔다고 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글로벌 철강 경기침체로 적자를 보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사들은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로 인한 경영난 가중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동부제철과 포스코강판은 올 3ㆍ4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표면처리강판 시장은 현재 건자재용 등 일반재의 경우 기술 수준이 서로 비슷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특히 경기변동에 민감해 주요 수요처인 자동차ㆍ건설ㆍ가전산업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최근 철광석을 비롯한 원료가격 및 유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는 데다 자동차 및 가전제품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들 철강사들의 경영난도 심화될 전망이다.
현대하이스코는 내년부터 컬러강판 감산에 들어갈 방침이다. 시황이 워낙 안 좋은 데다 경쟁이 치열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현대하이스코의 경우 자동차강판이 주력이라 컬러강판을 감산하면 그만이지만 컬러강판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유니온스틸은 고민이 크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철강사들에게 공정위의 과징금 폭탄은 자칫 '사형선고'가 될 수 있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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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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