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프로야구 삼성과 LG가 3대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LG는 삼성에 내야수 김태완, 정병곤, 투수 노진용을 내주고 포수 현재윤, 내야수 손주인, 투수 김효남을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14일 오후 발표했다. 이번 선수 교환의 핵심은 단연 현재윤. 최근 NC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김태군의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울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002년 삼성에서 프로에 데뷔한 현재윤은 8시즌 통산 394경기에서 타율 2할2푼2리 10홈런 77타점 83득점을 기록했다. 공격력은 다소 약하지만 풍부한 경험에 수준급 수비력을 겸비해 당장 LG의 안방을 책임질 적임자로 손꼽힌다. 더구나 이적 성사 전까지 LG에 1군 경험이 있는 포수는 조윤준과 윤요섭 둘뿐이었다. 조윤준은 올 시즌 23경기에서 타율 1할9푼6리 4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윤요섭은 75경기에서 타율 2할9푼8리 19타점 17득점이었다.
사실 현재윤의 이적은 일찌감치 예견돼왔다. 삼성이 최근 진갑용의 뒤를 이을 포수 이지영을 발굴한 까닭이다. 이 때문에 현재윤은 올 시즌을 2군에서 보내야 했다. 퓨처스리그 10경기에서 남긴 성적은 타율 3할8푼9리 2타점 2득점이다. 삼성 구단에 정통한 관계자는 “최근 포수 기근 현상 도래로 LG 외에도 다수 구단이 현재윤 영입에 눈독을 들였었다”라고 전했다.
최종 정착지가 LG로 굳어진 건 류중일 삼성 감독과 김기태 LG 감독의 두터운 친분 덕이다. 돈독한 친분 앞에 23년 동안 금기시됐던 두 구단의 트레이드 벽은 보기 좋게 무너졌다. LG가 프로야구에 발을 내딛은 1990년부터 두 구단은 재계 업계의 전통적 라이벌로서 트레이드를 일절 논의하지 않았었다. 이와 관련해 LG 구단 관계자는 “두 감독의 돈독한 관계가 영향을 많이 미친 것 같다”라고 전했다.
현재윤만큼이나 손주인과 김효남 역시 새 둥지에서 중용될 수 있다. 손주인은 올 시즌 96경기에서 타율 2할4푼7리에 머물렀으나 리그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자랑한다. 전날 데려온 권용관과 함께 내야진에서 제 몫을 해낼 것으로 예상된다. 김효남도 그간 삼성의 치열한 내부 경쟁에서 밀려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이번 이적을 통해 전환점을 마련하게 됐다. 9경기에 출장한 올 시즌 성적은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2.76이다.
삼성은 이번 트레이드로 수비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 김태완은 2루와 3루 수비가 모두 가능한 전천후 내야 멀티 플레이어다. 수비력이 빼어난 편은 아니지만 조동찬, 신명철, 박석민 등의 수비 부담을 크게 줄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오른손 대타요원으로서의 활용도 가능하다. 1군 출장 경험이 11경기뿐인 정병곤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유망주로 손꼽힌다. 노진용은 사이드암 투수로 최고 구속 144km를 던지지만 그간 제구가 다소 불안정하단 평을 받았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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