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새 4.2% 하락...생산량 늘어 공급 과잉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세계 최대 설탕 수출국인 브라질의 공급 증가로 설탕 가격이 2년여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3일(현지시간)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7월 인도분 설탕 가격은 지난 3개월 동안 지켜온 마지노선인 파운드(약 454g)당 18.66달러(약 2만20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날 설탕은 파운드당 18.42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2010년 8월 이후 최저치로 이번주 초반 대비 4.2% 하락한 것이다. 스위스의 설탕 컨설팅업체 킹스먼의 조너선 킹스먼 대표는 "이번주 설탕 시장이 완전히 혼돈에 빠졌다"고 말했다.
설탕 가격은 브라질의 설탕 생산이 늘 것이라는 관측 탓에 지난 수개월 동안 내림세를 보였다. 그러나 브라질 정부가 에탄올 사용량을 유지하기 위해 가솔린 가격 인상에 나서고 남아메리카의 여름 장마로 설탕 생산량이 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설탕 가격은 마지노선 위에서 머물렀다.
브라질 설탕협회는 지난달 말 현재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6% 증가한 3290만t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한 올해 전체 생산량은 3000만~3300만t이다. 공급과잉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투자자들은 향후 설탕 가격을 좌우할 태국과 인도에 주목하고 있다. 브라질에 이어 설탕 생산량이 많은 이들 국가의 상황에 따라 가격은 요동칠 수 있다. 인도의 경우 우기에 비가 적게 와 설탕 생산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태국은 설탕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18% 줄 것으로 전망되지만 단언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설탕 가격이 반등할 요인도 있다. 투자자들은 연말이면 투자 종목을 재조정하게 마련이다. 올해 가격이 떨어진 원자재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일부 투자자ㆍ트레이더가 향후 설탕 시장에서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지 않으리라 보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설탕 생산량이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됐다는 지적도 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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