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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원전사고 그 후…걱정에도 '반감기'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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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따라잡기②] 방사선 걱정에도 '반감기'가 있다

일본 원전사고 그 후…걱정에도 '반감기' 있더라 ▲방사선이 검출됐던 월계동 주택가 이면도로. 지난 달 초 기존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재포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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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장인서 기자] '반감기'는 방사성 물질이 내는 방사선량이 절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물질이 성질을 가질 수 있는 가장 작은 단위인 '원소'는 모두 반감기를 가진다. 8일정도면 선량이 반으로 줄어드는 '요오드 131'도 있고 원자력발전에 쓰이는 '우라늄 238'의 경우에는 약 45억년이 걸린다.


방사선 문제에 대한 관심과 걱정도 반감기가 있다. 이 반감기는 대체로 수년에서 수 주일에 그친다. 반감기를 지난 '관심'은 '무관심'으로 변화한다. 이같은 무관심은 일반인은 물론 업계종사자들의 몰이해와 안전 불감증을 낳게 된다.

방사선과 관련된 이슈는 언제나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 해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한국 사회에서는 숱한 논란과 괴담이 양산됐다. 인터넷에선 "방사능에는 염산, 청산가리 등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약품들이 많이 함유돼 있다"는 비과학적인 루머가 나돌았다.


일부 네티즌은 "동해안서 잡히는 해산물 20~30년간 취식 금지"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강건욱 서울대 의대 핵의학과 교수는 "담당 환자 중에 음식에서 방사성 오염물질 '세슘' 맛이 난다고 한 이도 있었다"고 말했다.

수산업 등 산업분야도 비상에 걸렸었다. 지난해만 해도 전국의 수산시장에선 방사선측정기를 생선에 갖다대는 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시장관계자들은 "요즘은 관심이 많이 줄었다"고 말한다.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의 위생환경부 김병태 과장은 "지난해까지 서울시 직원이 일주일에 두 번 방사선 측정을 했는데 요즘은 시장 자체 검사로 대체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거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의 한 학교 앞 도로는 1년 전 아스팔트에서 방사능 물질이 검출돼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지난 9월에는 같은 지역의 한 아파트 단지 옆 이면도로에서 방사능 물질이 검출돼 또 한 차례 물의를 빚었다. 그러나 지난달 말 이곳을 찾았을 때 인근 부동산 업소 주인들은 "한 때 시끄러웠지만 지금은 잠잠하다"고 입을 모았다.


월계동 H부동산 점주는 "문제가 된 도로를 싹 새로 포장한 후에는 측정기 바늘이 '0'을 가리켰다"며 "이곳이 이제 서울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는 그나마 (방사선 문제를) 해결하기라도 했지. 서울 안에 자기가 사는 곳에 방사선 도로가 깔린지 모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겠냐"고 우려했다.


하지만 지난 9월 방사능 도로 문제가 불거진 직후에는 이사 계약 파기 등이 따랐다고 한다. 계약을 했다가 방사능 검출 소식을 접하고 이사 계약을 파기한 사람이 3명이나 됐다. 한 계약자는 방사능 검출 도로에서 한 블록 건너 아파트를 계약했지만 "계약금을 돌려받지 않아도 된다"며 이사를 포기했다.


인근 C아파트에 사는 주부 최은영(33)씨는 "애기를 데리고 방사선이 검출됐던 이면도로를 매일 오간다. 애 키우는 입장에서 걱정은 된다"고 말했다. 그는 "동네의 다른 엄마들이랑 이야기 해보면 '이사를 가야하나'라는 말도 나오지만 지금은 그마저 별다른 화제가 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주 무신경해진 것은 아니다. 인근 S 부동산업소 관계자는 "집 보러온 손님들에겐 아무래도 방사선 도로 문제가 있었던 아파트 매물보다 그 옆동네 아파트를 권하게 된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한때 유행이었던 방사선 측정기 붐도 한풀 꺾였다. 휴대용 측정기 대여·판매점인 T 기기는 지난해 대비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점주는 "일 매출이 한때 최고 1000만원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통 찾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일본 원전사고 그 후…걱정에도 '반감기' 있더라 (조사 : 대통령 소속 원자력안전위원회)


업계의 안전의식 불감증 역시 종사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10월 대통령 소속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방사선 투과검사업체 종사자 4890명 전원을 대상으로 안전규정 준수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평균 8.4%가 규정준수를 소홀히 하거나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방사선 작업 종사자 10명중 1명은 과다 피폭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셈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직원을 방사선 투과 현장에 투입해 직원 3명이 백혈병에 걸린 비파괴검사업체 K사에 대해 지난달 영업허가를 취소했다. 방사선 관련업체가 원자력안전법 위반으로 퇴출된 최초 사례다.


진영우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연구기획부장은 "K사의 퇴출은 업계 전체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라며 "상당히 큰 이슈였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관심사에 묻혔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만큼 현재 우리 국민과 업계가 또다시 방사선 문제에 무관심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원자력안전위원회와 노동부가 협력해 방사선 업계와 국민의 의식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며 "여기에 국민들의 지속적 관심과 감시가 더해져 미래의 사고 방지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원전사고 그 후…걱정에도 '반감기' 있더라


☞ 관련기사 <[방사선 따라잡기①] 엄마들의 '눈물겨운' 방사선 탈출기>




박충훈 기자 parkjovi@
장인서 기자 en1302@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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