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김진태 대검차장·김경수 중수부장 발령…최재경 중수부장 사표제출 반려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내홍을 겪고 있는 검찰이 대검차장과 대검중수부장을 동시에 교체했다.
4일 법무부는 대검찰청 차장에 김진태(60·연수원 14기) 서울고등검찰청장, 대검중수부장에 김경수(52·연수원 17기) 전주지검장을 각각 전보 발령했다.
채동욱 대검차장과 최재경 대검중수부장은 각각 서울고검장, 전주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한상대 전 검찰총장 사퇴 이후 검찰총장 자리는 당분간 공석을 유지하고, 신임 대검차장이 직무대행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검찰 인사는 검찰 내 서열 2위인 대검차장과 빅4(서울중앙지검장·법무부 검찰국장·대검중수부장·대검공안부장) 중 하나인 중수부장이 각각 후임자와 자리를 맞바꾸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가 검찰 내부에서 발생한 검사 비리와 성추문 사태 등에 따른 징계차원에서 내린 결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법무부는 "검찰 조직의 혼란을 수습하고 분위기를 쇄신해 새로운 각오로 본연의 업무에 매진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채동욱 대검차장은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검란(檢亂)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자연스럽게 물러날 것이 예상됐다. 최재경 중수부장은 한 전 총장 사태 직전 '표적감찰' 대상이 되면서 "공직자로서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날 대검 감찰본부는 최재경 중수부장 감찰조사를 무혐의 종결처리했다. 최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결과는 비교적 빠른 일주일만에 나왔다. 또 결과 내용도 최 중수부장이 감찰조사에서 진술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준호 감찰본부장은 "김광준 검사의 범죄혐의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명이 보도될 경우 김광준 검사의 명예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에 최재경 중수부장이 이에 대한 보도 방향을 조언해준 것이라는 게 감찰본부의 견해"라고 밝혔다.
최재경 중수부장은 감찰결과가 나온 직후 법무부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이 숙고 끝에 최 중수부장의 사표를 반려해 앞으로의 거취가 주목된다. 앞서 최 중수부장은 한 전 총장이 사퇴의사를 밝힌 지난달 30일 사표를 제출했으나 한 차례 반려됐다.
한편, 새로 발령된 김진태 신임 대검차장은 경남 사천 출신으로 진주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순천지청 검사로 첫 근무지를 배정 받았으며, 이후 대검 범죄정보1담당관, 중수2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 대검 형사부장, 서울북부지검장, 대구지검장, 서울고검장 등을 지냈다.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한보그룹 비리 사건 등을 수사했으며, 특수수사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로 평가 받는다. 또 김진태 신임 대검차장은 불교에도 정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6년 수월선사의 일대기를 다룬 '달을 듣는 강물'이란 책을 쓰기도 했다.
김경수 신임 대검중수부장은 경남 진주 출신으로 진주고, 연세대 법대를 나왔다. 법무부 검찰3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대검 홍보기획관, 수원지검 2차장, 인천지검 1차장, 부산지검 1차장, 서울고검 형사부장, 서울고검 차장, 전주지검장 등을 역임했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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