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지난 3년 동안 세계 최대 기업공개(IPO) 시장이라는 영예를 안았던 홍콩이 올해 뉴욕 증시에 밀릴 게 확실하다.
월스트리트저널는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을 인용해 올해 홍콩의 IPO 유치 순위가 4위에 그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남은 기간에 신규 IPO가 진행돼도 순위를 뒤집기란 역부족이다.
올해 IPO 유치 1위는 페이스북이 상장된 뉴욕 증시다. 이어 나스닥, 도쿄 증시가 2위와 3위로 홍콩 증시보다 앞서 있다.
중국 제4의 보험업체 인민보험공사(PICC)가 지난달 30일 홍콩에서 IPO로 31억달러(약 3조3557억원)를 조달했음에도 홍콩 IPO 시장은 부진하기 이를 데 없다.
홍콩 증시에서 PICC의 상장은 2010년 중국 농업은행 이후 가장 큰 규모였다. 이는 올해 세계 IPO 가운데서도 4위에 해당하는 '빅딜'이었다. 큰 기대를 모았지만 기관투자가들의 호응이 예상보다 저조해 공모가는 기대보다 낮은 주당 45센트에 그쳤다.
많은 전문가는 PICC의 IPO가 홍콩 시장에 활력을 찾아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PICC 이전까지 홍콩 증시의 올해 신규 상장 규모는 100억달러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66%나 뚝 떨어진 것이다. 이는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성과다.
IPO 실적 부진은 PICC만의 일이 아니다. PICC보다 앞서 IPO에 나선 정저우(鄭州)석탄기계그룹의 세 주간사는 팔리지 않은 3700만달러어치 주식을 떠안아야 했다. 이는 당초 매각할 예정이었던 주식 물량의 12.5%다.
홍콩 최대 부호 리카싱(李嘉誠) 회장이 이끄는 청쿵(長江)그룹 산하 호라이즌 호스피탤리티는 홍콩 증시에서 8억달러나 조달하려던 계획을 공식 연기했다.
코어 퍼시픽 야마이치 증권의 캐스터 팡 리서치 센터장은 "주요 IPO 기업들의 상장 이후 주가가 부진하다 보니 투자자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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