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내년 우리나라 무역은 유럽 재정위기의 지속과 미국의 재정절벽 등 불확실한 대외 여건에도 불구하고 주요 교역시장의 수요 증가와 수출단가 상승 등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2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2012년 수출입 평가 및 2013년 전망'에 따르면 내년 수출은 5750억달러, 수입은 5450억달러로 올해보다 각각 4.6%, 4.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무역흑자는 300억달러로 올해 추정치인 295억달러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에도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재정절벽 등 불안요인은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 3·4분기 이후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점차 개선되고 있어 내년 수출은 완만한 세계경기 회복과 교역 증가율 상승, 본격적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효과 등에 힘입어 주력 품목의 수출이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분석됐다.
수입은 유가 하락으로 원유 수입액이 소폭 감소하겠지만 수출 회복으로 기타 원자재 및 자본재 수입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품목별로 자동차 및 일반기계 수출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수출이 크게 부진했던 선박과 무선통신기기도 내년에는 수출이 증가세로 반전될 것이란 분석이다.
선박 수출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선가 하락과 상선 수주 부진 영향이 내년까지도 지속되겠지만 올해 지연된 대규모 해양 프로젝트와 신규 입찰 건수 증가, 드릴십 등 고부가가치 선종 인도 등으로 내년 수출은 소폭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무선통신기기는 전세계적인 스마트폰 수요 증가와 올해 수출 부진에 대한 기저효과로 10% 이상의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내년에도 해외생산은 늘어나겠지만 롱텀에볼루션(LTE) 등 차세대 주력 상품의 경우 국내 생산 및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 수출은 스마트폰·태블릿PC 등에 주로 사용되는 시스템반도체의 호조로 5.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액정표시장치(LCD) 등 기타 정보기술(IT) 제품도 내년에는 점진적인 수출단가 상승이 기대되면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석유 및 철강제품은 가격 하락으로 수출 증가율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오상봉 국제무역연구원장은 "올해 우리나라는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서도 세계수출 7위를 유지하고 세계무역 순위는 지난해보다 한단계 상승한 8위를 기록하는 저력을 나타냈다"며 "그러나 유로존 재정위기와 미국의 재정절벽 문제가 원활하게 해결되지 못할 경우 우리 무역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정부와 기업차원에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시의적절한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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