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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리더學]폭군 진성여왕도 처음엔 새정치 외치며 민심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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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리더십키워드 18-진덕·진성의 재평가
유연한 소통가 진덕, 개혁으로 민심 얻고자 한 진성

[포커스리더學]폭군 진성여왕도 처음엔 새정치 외치며 민심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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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우리 역사에서 여왕은 단 3명이다. 신라 27대 선덕여왕과 28대 진덕여왕, 51대 진성여왕이 그 주인공. 최초의 여왕인 선덕여왕에 대한 일화나 리더십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널리 알려진 반면, 다른 두 여왕은 상대적으로 묻혀있다.

선덕여왕에 이어 왕위에 오른 진덕여왕(647~654)은 신라 마지막 성골(聖骨) 왕이다. 이름은 승만으로, 진평왕 어머니의 동생인 국반 갈문왕과 박씨 월명부인의 딸이다. 진덕여왕은 비담이 난을 일으키자,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김유신 등과 손을 잡았다. 김유신, 김춘추 등은 이미 선덕여왕에 의해 발탁된 인물들이나, 이들의 본격적인 활약은 진덕여왕 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유신은 군사적 측면에서, 김춘추는 외교적 측면에서 활약했다. 진덕여왕은 이들을 중용하고 협력관계를 이루는 유연한 리더십을 보이며 국정을 운영해나갔다. 그녀의 리더십은 협력과 소통으로 요약된다.


진덕여왕은 당나라와도 긴밀한 외교관계를 유지했다. 당나라의 위대함을 칭송하는 태평송을 지어 당 고종에게 바치고, 신라로서는 처음으로 중국의 의관을 입기도 했다. 또한 법흥왕 이래 신라가 독자적으로 사용해온 기년(紀年)을 버리고 중국의 연호를 사용했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진덕여왕의 대당 외교 정책이 굴욕적이며 사대적이라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의 외교정책은 삼국통일이라는 큰 야심을 갖고 펼친 적극적 정책이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그 이면에는 당시 신라가 처한 상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백제의 공격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고구려까지 신라를 향해 칼을 꺼내든 만큼, 당의 군사적 지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외교전략은 이후 나당연합군 결성 등으로 이어져 신라의 삼국통일에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그녀의 대당 외교정책은 주변국들의 정세를 읽고, 외부조직과의 유연한 관계를 형성해 협력을 이룬 소통의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라 51대 진성여왕(?~897)은 각종 역사서에서 무능하고 음탕한 여왕, 신라의 멸망을 불러온 여왕으로 묘사되곤 한다. 과연 그녀는 정말 무능하고 음탕한 여왕이었던 것일까? 그 시대의 문제까지 그녀에게 덮어진 것은 아닐까?


진성여왕은 경문왕과 문의왕후의 딸로 태어났다. 오빠인 헌강왕과 정강왕이 죽고, 정강왕의 유언에 따라 왕위에 올랐다. 귀족들의 큰 반대 없이 여왕이 됐지만, 당시 신라의 상황은 매우 위태로웠다. 나라에 대한 지방 농민들의 불만이 극도로 치달으며 반란 세력들이 등장했고, 호족들이 자립하며 국가통치체제가 흔들리고 있던 시기다.


즉위 후 진성여왕은 백성을 중심으로 한 개혁을 추진했다. 새로운 신라를 보여줘 민심을 다잡고자 한 것이다. 먼저 그는 죄인들을 사면하고, 조세면제 등을 시행했다. 또한 상대등 위홍과 대구화상에게 명해 향가를 모아 집대성하도록 했는데 그것이 바로 '삼대목'이다. 삼대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역사학계에 이견이 있으나, 신라의 역사를 상대, 중대, 하대로 나눈 것이라는 주장이 대체적이다. 시대를 구분해 역사적 문학작품을 편찬토록 한 것은 진성여왕이 시대적 전환을 인식해 역사를 정리하고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모색하고자하는 통치자로서의 안목을 갖고 있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즉위 초기 백성을 위한 정책을 펼쳤던 진성여왕은 상대등 위홍의 죽음 이후 정치에 관심을 덜 갖기 시작했다. 이후 주변인들의 권력이 넘치며 국가기강이 문란해졌다. 삼국통일 이후 오랜 평화로 귀족들의 권력다툼이 심화되고 빈부격차도 점차 커졌다. 젊은 미남자들을 불러 방탕한 생활을 하는 그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이 시기다. 888년에는 신라에 큰 흉년까지 들었다.


진성여왕은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당나라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6두품 출신 최치원을 기용했다. 철저한 골품제 사회인 신라에서 6두품인 최치원을 기용해 그를 중심으로 개혁을 추진토록 한 것은 진성여왕의 혁신 리더십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당시 최치원이 제안한 시무책 10여조는 지금까지 내용이 전해지지는 않으나 골품을 초월한 인재등용, 중앙집권 등에 대한 내용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진성여왕과 최치원이 추진한 개혁은 귀족들의 반발로 빛을 보지 못했다.


진성여왕은 897년 6월 "근년에 백성들이 굶주리고, 도적이 일어나는데, 이는 내가 덕(德)이 없는 까닭"이라고 말하면서 왕위를 선양(禪讓)했다. 왕위에서 물러난 진성여왕은 그해 12월에 죽었다.
(도움말: 현대경제연구원)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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