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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퇴장·檢 요동 그 핵심은 '기득권 제왕'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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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신범수 기자, 이경호 기자, 지선호 기자] 사회의 역동성을 평가하는 잣대 중 하나는 변화를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있다. 2012년 11월 대한민국은 '역동성 실험의 무대'에 서 있다. '안철수 현상'은 대한민국 사회의 역동성에 대한 리트머스 시험지에 다름아니었다. 그의 실험과 도전은 일단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 그의 문제제기에 이제는 한국 사회가 대답해야 할 차례다.


◆2006년과 2012년 11월의 안철수=지난 2006년 11월. 기자는 미국 스탠포드대학 캠퍼스에서 안철수 박사를 만났다. 그는 당시 왓슨 스쿨에서 공부 중이었다. 21세기 사회적 흐름은 '탈권위주의'라고 안 박사는 강조했다. 플랫폼으로 따진다면 기득권 플랫폼과 오픈 플랫폼의 경쟁구조라는 것. 기득권 플랫폼에 맞서는 오픈 플랫폼을 누가 먼저 구축하면서 이용자들과 함께 호흡하느냐가 경쟁과 미래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2012년 11월23일. 66일 동안의 무소속 대통령 후보직에서 그는 물러났다. '아름다운 퇴진'인지 '퇴진해 버린 아름다움'인지 판단하기 이르다. 다만 '탈권위주의'를 외치며 '오픈플랫폼'을 지향했던 그가 '권위주의'와 '기득권을 포함한 기성구조의 플랫폼'에 밀려버린 것만은 분명하다. 기득권 플랫폼을 바꾸기 위해 그는 자신의 '정체성'마저 버렸다. 그의 정체성은 '희망의 촉매제'였다. 촉매는 시대 변화를 이끄는 가장 강력한 물질이다. 그러나 그가 촉매가 아닌 '희망 자체'가 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행동으로 옮기는 순간 기성구조의 견제와 태클이 수없이 들어왔다.


안철수의 실험은 아직은 완료된 게 아니다. 다만 그의 날개는 비상을 멈추고 일단 꺾였다. 그를 주저앉힌 것은 야권의 단일화에 깔린 정치공학적인 셈법을 넘어서서 결국 정치를 포함한 한국 사회 기성구조의 견고한 벽이었다. 정치권 안팎에서 야권 단일화 갈등을 두 후보 간의 갈등에 그치지 않는 기존 정치구조와 방식을 둘러싼 충돌로 해석하는 것에서 그 같은 기성 구조의 벽이 감지된다. 게다가 안철수는 새로운 정치어법으로 협상에 임했지만 기존의 정치 시스템은 이를 수용하지 못했다.

◆기득권, 기성구조의 견고한 벽=우리 사회의 기성구조의 벽은 정치 부문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철옹성처럼 견고하다. 안전성이 검증된 가정상비약을 편의점 등에서 팔게 해달라는 시민의 요구가 관철되기까지 20년이 걸렸다는 데서도 기성구조에 균열을 내는 것이 얼마나 지난한 일인지가 나타난다. 가정상비약의 편의점 판매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이를 새로운 변화의 요구에 대해 기존 시스템은 합리적인 논의와 대안 마련을 완강히 막았다는 데서 역동성의 부재를 노출했다.


한의약계에서는 전통 한의학을 과학화하고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으나 기득권 상실을 우려한 한의사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한약처방을 '천연물신약'으로 개발해 의사들이 처방을 하니 "한약은 한의사의 전유물"이라고 주장한다. 한방을 자주 이용하는 고령층 환자를 위해 첩약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려는 정부의 계획에는 "그렇게 하면 수익이 한의원과 약국으로 분산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최고의 권력집단인 검찰에서 최근 비리와 추문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것은 결국 기득권과 기성구조가 강력할 때 나타날 수 있는 내부의 정체와 부패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문제의 발생은 물론 이 문제에 대처하는 과정에서도 에 시달리고 있는 것에서 기성구조의 완고함과 경직성을 드러내고 있다.


새로운 정치변화를 꿈꿨던 '안철수의 생각'은 갑작스런 퇴진으로 끝났다. 안팎으로 거대한 변화가 몰아치고 있는데 대한민국 사회는 '기성구조의 플랫폼'에 갇혀버려 있다. 안철수의 실험은 실패한 것일까? 아직 실험은 진행중이다. 그가 한국 사회 패러다임을 바꾸는 '촉매'가 될 수 있을 것인지는 이제 그가 아닌 한국 사회의 역량에 달려 있다.




정종오 기자 ikokid@
신범수 기자 answer@
이경호 기자 gungho@
지선호 기자 likemor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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