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규]
광주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학교에서 휴대전화를 도난당한 후 2차피해를 받고 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18일 광주 광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광주 모 고교 교사 A(여)씨는 지난 14일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 교무실서 스마트폰을 도난당했다.
당시 A씨는 교무실 책상에 휴대전화기기를 놓아 둔 채 교실로 향했고 1시간여 뒤 교무실로 돌아온 A씨는 자신의 스마트폰이 없어진 사실을 발견했다.
A씨는 이내 자신의 전화기에 통화를 시도했으나 스마트폰은 이미 꺼져 있었다. 평소 전원을 잘 끄지 않았던 A교사는 누군가 책상 위에 있던 자신의 기기를 훔쳐갔음을 직감했다.
이후 A씨는 학교 공지 등을 통해 '습득했거나 가져간 사람은 원래의 자리에 가져다 놓을 것'을 주문했지만 사라진 스마트폰은 끝내 자신의 손에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기기를 포기한 A교사는 기존 휴대전화번호로 새로운 휴대전화를 구입했다.
하지만 문제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발생했다.
친구에게 자신의 번호로 욕설문자가 보내지는가 하면 저장된 동료 교사들의 이름이 외형적 특징을 딴 비하성 별명으로 변경된 것. 여기에 사용해 왔던 특정 SNS에 자신의 사진 등이 무단 게시되기도 했다.
잃어버린 휴대전화에 내장된 사진과 전화번호 목록 등을 이용, 누군가 고의로 자신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음을 인식한 A씨는 곧바로 해당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는 한편 관련 계정의 비밀번호를 변경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같은 사례는 반복됐다. 또다른 SNS를 이용, 무단 친구맺기가 이뤄지는가 하면 가족과 찍은 사진 등 사생활과 관련된 휴대전화 속 자료들이 계속해 자신 명의로 게시됐다.
이를 본 학생들은 A교사에게 관련 사실을 알렸고 A교사는 도난당한 휴대전화 속 정보들이 악용되고 있음을 파악, 지인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기까지에 이르렀다.
A교사는 "누군가 나에게 지속적인 수치심을 안겨주고 있다"며 "정신적 피해가 커 부득이 경찰에 신고하게 됐다"고 말했다.
피해사실을 접수한 경찰은 학교 내 CCTV 분석에 나서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정선규 기자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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