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연계 ELS 다시 쓴다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국내 파생상품 시장에 홍콩 바람이 다시 불어오고 있다. 파생결합증권인 주가연계증권(ELS)에서 홍콩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홍콩지수와 국내지수 간 상관관계가 급격히 낮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ELS 발행액은 약3조2814억원으로 추정된다. 4개월 연속 줄어들던 발행 규모가 5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해외지수형 비중이 46.3%를 기록, 지난 3월(53.0%)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해외지수형 ELS에서 눈에 띄는 점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활용이 증가한 부분이다. HSCEI와 S&P500를 활용한 '2 stock'형 ELS가 4개월 만에 재출시됐고, HSCEI와 KOSPI200 조합 ELS 발행 금액이 4062억원으로 전월(2187억원) 대비 약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애초 HSCEI는 국내 해외지수형 ELS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인기지수였다. 올 3월 ELS 발행 규모가 5조588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을 때 HSCEI-KOSPI200 연계 ELS의 발행 금액은 2조2058억원으로 거의 절반에 육박했다. 당시 S&P500-KOSPI200 연계 ELS는 5385억원어치만 발행됐을 뿐이다.
그러나 이후 HSCEI의 변동성이 줄고 KOSPI200과의 상관관계가 높아지며 활용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2 stock형 ELS는 2개 기초자산의 상관관계가 낮을수록 활용도가 높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10월 이후 KOSPI200 및 S&P500과 HSCEI가 급격하게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며 활용 매력도가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HSCEI는 상승세를 기록한 반면, KOSPI200은 하락세를 보였다. HSCEI는 월초 9828.22에서 월말 1만582.05로 7.67% 올랐고, KOSPI200은 262.48에서 250.18로 4.68% 하락했다. 같은 기간 S&P500은 2.32% 떨어졌다. HSCEI는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며 자금이 몰리는 분위기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홍콩H지수와 국내 증시의 주력 업종 차이가 지난달부터 탈동조화 현상을 만들고 있다"며 "홍콩H지수의 경우 유동성이 좋고 성장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는 만큼 ELS에서의 활용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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