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공의 힘' 보인 중기 아티스트 행복 페스티벌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이전에는 산업단지공단 이미지가 너무 딱딱했어요. 기업 입주를 돕는 공공기관 정도로만 생각했죠. 그러다가 얼마 전에 산단공 홈페이지에서 수필을 공모한다는 공고를 보고 '이런 것도 하네' 싶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산단공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어요."
광주첨단과학산업단지 내 포에프 기술연구소에서 일하는 송준석(36)씨는 지난달 산업단지공단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고를 보고 산업단지근로자 단편수필 창작대회에 응모했다. 공모전 수상경력은 없었지만 회의 시간에 대표이사가 읽어준 한 소설가의 글 때문에 행복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 경험을 진솔하게 적어나갔다. 결과는 놀랍게도 동상. 큰 기대 없이 응모했던 송씨는 뜻밖의 결과에 뿌듯함을 느꼈다. 그동안 딱딱하기만 했던 산단공의 이미지도 부드러워졌다.
송씨처럼 일터에서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하는 산업단지 근로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예술을 산단 내에 접목시키려는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의 노력이 점차 결실을 맺고 있다는 방증이다. 6일 열린 '제2회 산업단지 아티스트 행복 페스티벌'에서는 전국 7개 단지에서 15개 팀, 301명이 참여해 노래와 연주, 춤 경연대회를 벌였다. 지난해 열린 1차 대회 참여 팀이 7개, 팀원은 125명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규모가 두 배 이상 늘어난 것.
덕분에 이번 행복 페스티벌 경연대회에서는 지난 해보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팀들이 등장, 저마다의 장기를 뽐냈다. 남동공단 근로자 29명은 '난타' 공연으로 박수를 받았고, 우쿨렐레나 오카리나, 마술 등 다양한 공연이 이어졌다. 광주산단 근로자 20명으로 이뤄진 금관악기 오케스트라도 눈길을 끌었다.
이는 산단공이 지난 해부터 추진해온 '문화예술 커뮤니티 활성화 사업'의 결과다. 산단공은 산단 입주 기업 근로자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강좌를 무료로 제공, 지난 해는 3개 산업단지에서 합창, 무용, 아카펠라, 밴드 등 4개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며 올해는 범위를 넓혀 7개 산업단지에서 우쿨렐레, 뮤지컬, 오카리나, 마술 등 13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산단공은 일하기 편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QWL(Quality of Working Life)'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 중에서도 문화예술 커뮤니티 사업은 근로자가 직접 참여해 자신만의 '끼'를 펼칠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일터를 즐겁게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산단공 측은 이같은 시도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문화예술 지원을 정책적 차원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날 행복 페스티벌에서 산단공이 문화예술 관련 학계ㆍ업계 전문가들을 초청해 정책 토론회를 벌인 이유다. 김경수 산단공 이사장 역시 문화예술 지원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일하는 동안 틈틈이 문화활동을 하고, 발표하는 기회를 가짐으로써 근로자들의 삶의 질이 한층 나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산단을 근로자들이 문화활동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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