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 LG전자에 다니는 이모 과장은 요즘 기분이 좋다. 지난해 유상증자에 참여해 5만원대 초반에 샀던 회사 주식이 최근 7만원대 후반까지 상승했기 때문이다. 한동안 회사 주가가 하락해 속을 끓였지만 최근 상승세를 타며 1년여 만에 투자 수익률이 50%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 과장은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는 두달 후에 자사주를 매도해 수백만원의 시세 차익을 거둘 생각에 부풀어 있다.
LG 주력 계열사들이 최근 실적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며 LG그룹 전체적으로도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전자 계열사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예전의 명성을 곧 되찾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한달여전 출시한 최신 스마트폰 옵티머스G가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글로벌 판매 50만대를 돌파했다. 회사 예상보다 주문량이 많아 일부에서는 공급 부족 현상까지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사업이 생기를 찾자 회사 전체 실적도 좋아졌다. LG전자는 지난 3ㆍ4분기 연결 매출 12조3758억원, 연결 영업이익 220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1300억원대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가 스마트폰 성장에 힘입어 21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덕분이다.
'옵티머스 LTE II', 'L-시리즈'등 인기 모델에 힘입어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20% 이상 급증했다. 전체 휴대폰 판매량 중 스마트폰 비중도 절반을 차지했다. LTE스마트폰은 전 분기 대비 27% 증가해 분기 최다 판매량을 경신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지난 3분기에 8분기만의 흑자전환과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동시에 달성했다. 계절적 성수기와 더불어 신규 스마트 제품 라인업을 포함한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이 증가한 덕이다.
특히 편광필름패턴(FPR) 3D, 고해상도 모니터, 고해상도광시야각(AH-IPS)을 적용한 스마트기기 등 차별화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제품들의 공급이 늘어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덕분에 주가도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그동안의 모습과는 다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비전자 계열사들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LG생활건강은 3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분기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LG의 또 다른 주력 계열사로 부상 중이다. 화장품 사업을 비롯한 전사업부의 고른 실적 개선에 힘입어 매출은 2005년 3분기 이후 29분기 연속,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31분기 연속 성장 중이다.
이밖에 LG유플러스와 LG상사, LG생명과학 등도 핵심 사업에 집중하며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LG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몇년간 침체됐던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최근 실적을 회복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실적 개선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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