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미국과 한국에서 대선열기가 매우 뜨겁다.
그런데 2차 미국 대선 TV토론을 보면서 그 열기의 이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는 토론 내내 한치의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두 후보는 각종 현안에 대해 자기 생각을 보이면서 지지하는 유권자들을 파고 들었다.
예를 들어 오바마 대통령은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주창했고, 롬니는 화석 연료 채굴확대를 주장했다. 너무나 대비되는 두 사람의 토론을 보니 미국의 선거는 마음에 드는 정책에 한표를 행사하면 된다는 '선거의 룰'이 잘 적용되고 있음을 느꼈다.
그럼 한국은 어떨까. 3명의 대선 주자가 내놓은 정책 방향에서 큰 차별점을 찾을 수 없다.정책 보다는 과거의 정치 경력이나 부친의 후광, 대중적 이미지가 대선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
공약들도 지나치게 획일적이다.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그나물에 그밥' 격인 정책으로 유권자들에게 무리한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울 정도다.
재벌 개혁론만 봐도 과거 야당 후보의 대표 정책이었지만 지금은 여당 후보까지 불을 지피고 있다. 세계 경제위기속에서 국가 재정을 튼튼히 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들은 찾기 어렵다.외교정책과 국방, 대북정책도 뚜렷하지 않다.
지난 2008년 대선에서는 금융위기의 와중에 경제살리기가 대통령선거의 화두였다.전세계에서 한국 경제의 위상은 높아졌다지만 국민들의 체감 경기는 4년전 선거때 보다도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국민의 선택과 기대한 결과가 일치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외신들이 우리 대선 동향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는 것은 그들 눈에도 후보간 차별화가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 아닐까?
기자도 5번째 대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한다.이번에는 자기만의 공약, 국가 경영 비젼을 보여주는 후보에 표를 주고 싶다는 소박한 희망이 이뤄질 수 있을까. 남은 두 달간의 대선 레이스를 기대해 본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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