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 세계로 뛴다 <2>KDB산업은행
김재익 KDB산업은행 뉴욕지점장 인터뷰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단순히 국내 기업의 미국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 인수합병, 자원개발,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모든 기업금융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의 대표 금융기관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세계 금융산업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KDB산업은행 뉴욕지점. 이곳 건물 정문에는 미국 국기와 함께 태극기가 나란히 걸려 있다. 그래서일까. 이곳에서 만난 김재익 KDB산업은행 뉴욕지점장(사진)이 강조한 것도 바로 '대한민국 대표 금융기관'으로서의 자부심이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1969년 사무소 형태로 뉴욕에 첫 발을 내딛었다. 40년 이상이 흘렀지만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지난 1997년 IMF 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였다. 특히 1997년 4월 사무소를 지점으로 승격하자마자 IMF 위기가 찾아왔고 이후 다시 한 번 성장의 발판을 삼으려는 시점에 금융위기가 찾아왔던 것.
이 같은 파고를 넘은 현재 뉴욕지점의 실적은 눈부시다. 2010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3년 연속 1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 달성이 예상된다. 2010년 1330만 달러, 지난해 1360만 달러에 이어 올해 1400만~1500만 달러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보유 자산도 18억 달러로 2010년의 10억 달러에서 배 가까이 늘었다.
김 지점장은 "산업은행이 여타 국내 은행들과 다른 점은 바로 자금을 100% 현지 조달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국내 은행뿐만 아니라 여타 산업은행 지점 가운데서도 유일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예수금의 증가세가 눈에 띈다. 그동안 국내 은행들이 미국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던 수단 중 가장 홀대받았던 것이 바로 예수금. 하지만 지난해부터 미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외화 자금 유치에 힘쓴 결과 예수금의 비중이 조달된 전체 자금 가운데 9%로 치솟았다. 현재까지 2억 달러 규모가 조달된 상태이며 최대 3억5000만 달러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같은 성과에 대해 김 지점장은 "CEO의 강한 의지와 발상의 전환 덕분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미국 워싱턴에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했던 강만수 KDB금융 회장이 직후 직접 뉴욕지점을 방문해 외화 유동성 확보를 강조했던 것. 특히 강 회장은 단순히 외화 차입하려고 경쟁하면 조달 코스트만 높아진다는 점을 지적하고 미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외화를 유치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김 지점장은 "우리나라가 자본수입국이 아니라 자본수출국이 됐기 때문에 발상을 바꿔야 한다는 게 회장의 강조사항이었다"며 "이 같은 개척자정신이 자본수출의 첨병 역할을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뉴욕(미국)=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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