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흑자전환 예상..업황은 기대에 못미쳐"
겨울철 성수기 석유제품 공급과잉 지적까지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대표적인 정유주인 SK이노베이션이 최근 일주일새 시가총액이 5000억원 가량 증발했다.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대감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세계 경기 침체 장기화에 3분기 들어서면서 국제 유가마저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반등 기회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일 시가총액 15조4879억원에서 5일 15조257억원으로 일주일만에 약 4622억원 줄었다. 이에 SK그룹내 시가총액 순위에서 SK하이닉스에게 추월당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8조8774억원으로 분기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1054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5500억원 가량 줄어들면서 10여년만에 영업손실을 달성했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SK에너지는 창사 이후 최대 규모인 4597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SK이노베이션이 얼마나 영업적자를 만회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까닭이다.
전문가들은 SK이노베이션이 적자를 만회해 흑자전환에는 성공하겠지만 예상에 못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2분기 실적 악화의 주원인으로 꼽혔던 석유제품 정제마진 악화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박기용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을 저점으로 유가가 상승하자 복합 정제마진은 크게 상승했다"며 "그러나 이후 정제마진은 위축되어(9월 13.1달러/배럴) 분기 초의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14일 배럴당 115.4달러를 고점으로 11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WTI 가격도 소폭 하락하고 있다.
아울러 4분기 계절적 성수기 진입을 감안해도 미국과 OPEC의 원유 생산량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공급 과잉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향후 정유주 주가 역시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3분기 흑자 전환과 겨울철 성수기 진입에 따른 수요 호조 기대감이 존재하지만 이미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4분기 실적 역시 3분기 대비 소폭 개선에 그칠 것"이라며 "다만 SK이노베이션이 그동안 중단됐던 이란산 원유 수입을 재개, 원유 수송기간이 짧아지고 도입가격 하락 요인이 있어 영업이익 개선 폭은 정유사 가운데 가장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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