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5일 "내년도 예산안에는 다음정부가 감당해야할 시대적 과제와 국정목표가 반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는 이날 오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도 전부 복지 국가를 정책공약으로 내걸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 첫 질의자로 나선 문 후보는 "그렇다면 내년도 복지 예산을 대폭 증가하는 게 마땅한데 정부가 편성한 예산을 보면 전체 예산 증가율 보다 복지 예산 증가율이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OECD 국가의 평균 수준에 비해서 우리나라의 복지 예산 비중이 크게 낮다"며 "금년 예산 편성은 대단히 소극적으로, 앞으로 국회 심의 과정에서 이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또 문 후보는 정부의 '0-2세 무상 보육' 전면 폐지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그는 "특히 0-2세 무상 보육을 정부가 약속한 지 안 되서 1년 만에 중단했다"며 "정부가 처음부터 예산 추계를 잘못해 파탄이 생겼고, 정부의 무능이 드러나 국가 정책의 신뢰를 무너뜨렸다"며 비판했다.
이에 박재완 장관이 "송구스럽다"며 "아파트 가정 보육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서 전체적으로 저희들이 잘못 판단하게 됐다"고 답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정부가 사전에 다 예측하고 판단해 예산 추가를 해야 하지 않냐"며 "그 점을 제대로 못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소득 하위 70% 가정을 대상으로 0-2세 무상 보육을 지원하기로 정책을 바꾼 것과 관련해 그는 "30대 맞벌이 부부의 경우 3인 가구 65%, 4인가구의 경우 50%가 이 기준에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그렇게 많은 수의 아동이 제외된다면 무상보육에 역행하는 게 아니냐"며 "선별적 복지가 아니라 이는 배제적 복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박 장관은 "소득 상위 30% 가정이 무상 보육에서 제외되는 게 아니라 부분 지원되는 것"이라며 "월 10~20만원에서 자부담이 생기는 것"이라고 답했다.
10분간의 질의가 끝난 뒤 문 후보는 서둘러 국감장을 빠져나갔다. 첫 국정감사 데뷔전의 소감을 묻자 그는 "시간이 너무 짧아서 질의할 시간이 없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이날 문 후보는 국정감사장에 들어가기전에 기재부 공무원들과 일일히 인사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대선 후보가 직접 국정감사 전에 악수를 건내는 것도 이례적인데다가 공무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40대 남성 사무관들 두 명은 문 후보에게 '노무현을 위한 레퀴엠' . '사람이 먼저다' 책을 꺼내 사인을 받기도 했다. 여성 공무원들은 문 후보에게 "실물이 잘생겼다"며 같이 사진찍자고 요청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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