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상오오 모여 그룹 향배 걱정..일손 놓고 허탈한 표정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하필이면 추석명절을 앞두고 이런 일이…마음이 무겁죠."
웅진홀딩스가 법정관리(기업회생)을 신청한 다음날인 27일, 충무로 사옥에 출근하는 임직원들의 얼굴도 딱딱하게 굳었다. 직원들은 전일 신문기사로 법정관리 소식을 접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음이 무거워진 듯했다. 아침부터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는 직원들도 있었다.
임직원들은 지주사의 법정관리로 인해 계열사들에 여파가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웅진홀딩스 홍보실의 한 직원은 "계열사 직원들이 이번 법정관리로 인해 걱정이 클 것 같다"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추석 명절에 대한 걱정어린 목소리도 나온다. 본사에서 만난 한 직원은 "친척들 앞에서 법정관리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법정관리의 단초를 제공한 극동건설의 분위기는 더 침통하다. 웅진 관계자는 직원들 모두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무력감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한 재무 담당자는 "월말이면 눈코뜰새 없이 바빠 야근을 하는 게 보통이지만, 어제는 일찍 퇴근했다"며 "(법정관리 상태에서)더 이상 뭘 하겠나"고 푸념을 늘어놨다.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 직원들이 전반적으로 침통한 반면, 이번 일과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식품·교육·화학 등의 계열사는 아직 법정관리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신 대표가 27일 '눈물의 사과'를 올렸던 충무로 본사 11층에서 마주친 식품계열 직원들의 얼굴에서 수심은 찾아볼 수 없었다. 평소때와 다름없이 관계사를 만나 영업관련 회의를 하기도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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