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넘은 고객 유치전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오는 10월 국내에 출시될 예정인 아이폰5를 두고 KT와 SK텔레콤 간 맞대결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양사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롱텀에볼루션(LTE) 자동 로밍 국가 확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각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LTE 자동 로밍 지원 국가의 범위도 아이폰5를 어디서 구매할지를 선택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26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KT와 SK텔레콤이 아이폰5 가입자 유치전을 앞두고 일제히 LTE 자동 로밍 지원 국가를 늘리고 있다. 지금까지는 양사 모두 홍콩에서만 LTE 로밍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오는 10월부터 싱가포르도 지원 국가에 포함됐다.
특히 KT와 SK텔레콤은 올해 LTE 로밍 지원 국가 확대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복안이다. 해외에 가서 아이폰5를 사용할 때 LTE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전략 수립에 나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국내에 출시되는 아이폰5와 동일한 기종이 사용되는 독일, 영국, 호주, 일본 등이 홍콩과 싱가포르에 이어 LTE 자동 로밍 지원 국가에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위해 KT가 내세우고 있는 것은 전 세계 주요 통신 사업자들이 LTE 주파수로 채택하고 있는 1.8GHz 대역의 전국 서비스망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덕분에 동일한 주파수를 사용하는 해외 사업자들과의 LTE 로밍 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 실제로 KT는 홍콩의 허치슨, 싱가포르의 스타허브, 필리핀의 스마트 등과 LTE 로밍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KT는 또한 10개국 11개 이동통신사가 참여고 있는 로밍 협력체 '커넥서스'를 통해 LTE 자동 로밍 서비스 국가를 확대할 계획이다.
SK텔레콤도 일찌감치 아이폰5를 LTE 자동 로밍 지원 대상에 포함시키고 대상 국가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존 주파수뿐만 아니라 멀티캐리어 서비스를 위한 1.8GHz 대역 서비스망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어 해외 이동통신사들과의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며 "특히 세계 최초로 LTE 로밍 서비스를 실시한 기술력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이 LTE 로밍 대상 국가 확대를 위해 활용하는 채널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11개 국가 대형 통신사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브릿지 얼라이언스(BA)다. SK텔레콤은 이를 통해 홍콩과 싱가포르에 이어 호주, 말레이시아 등으로 LTE 로밍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KT와 SK텔레콤 모두 아이폰5 가입자 유치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국내 LTE 서비스에 대해 사용자들이 체감하는 차이가 크지 않다고 봤을 때 해외 LTE 로밍 국가의 차이는 아이폰5를 선택하는 또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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