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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도우미' 최태욱, 제 2바이올린 주자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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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도우미' 최태욱, 제 2바이올린 주자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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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오케스트라에서 가장 연주하기 힘든 악기라…. 제2 바이올린입니다."


세계적 오케스트라 지휘자인 레너드 번스타인의 답변이다. 설명이 이어진다. "제1 바이올린 연주자와 똑같은 재능과 열의를 갖고 제2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이는 그리 쉽게 만날 수 없으니까요." 못지않은 실력, 그럼에도 제 1바이올린의 화려함을 뒤에서 묵묵히 화음으로 받치는 역할.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올 시즌 '특급 도우미'로 활약하는 최태욱을 보며 번스타인의 얘기를 떠올리는 건 어렵지 않다.


최태욱은 스타다. 역할은 늘 '제1 바이올린 주자'였다. 2009·2010시즌 주전으로서 전북과 서울에서 2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게 대표적이다. 올 시즌 초에도 마찬가지였다. 화려한 선수 구성을 자랑하는 서울에서 그의 자리는 여전히 선발이었다.

지난 7월 새 외국인 선수 에스쿠데로가 합류하면서 입지에 변화가 생겼다. 8월 이후 8경기에서 6차례를, 최근 5경기에선 모두 교체로 뛰었다. 베테랑이자 스타 플레이어로서 자존심이 상할 법도 했지만, 그는 '제2 바이올린 주자'로서 기꺼이 활을 들었다. 그리고 주어진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빠른 발을 앞세운 돌파 능력과 정확한 크로스, 여기에 노련한 경기 운영까지 더해 '특급 조커'로 맹활약하고 있다. 특히 전반에 에스쿠데로가 왕성한 활동량으로 상대 수비 체력을 떨어뜨린 시점에 교체 투입돼 가진 능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최근 세 경기 연속 도움. 순도도 높다. 모두 불안한 1-0 리드 혹은 지고 있던 상황에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서울의 선두 질주 중심엔 데몰리션 듀오(데얀-몰리나)가 있지만, 그 뒤엔 최태욱의 숨은 공로도 빼놓을 수 없는 셈이다.


최용수 서울 감독도 최태욱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세운다. 그는 "2010시즌 우승 때도 최태욱은 큰 활약을 했다"라며 "당시 펼쳤던 활약을 여전히 보여줄 능력이 있다"라고 평했다.


전술적 활용도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내렸다. 최감독은 "지금 컨디션이라면 선발로 출장시켜도 무리가 없을 정도"라며 "90분 전체를 보면서 상대 측면 자원 성향에 따라 그의 역할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 본인도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기쁘게 받아들인다. 최태욱은 "내 역할은 어떻게든 팀이 선두를 유지하도록 돕는데 있다"라며 "선발이든 교체든 상관 않는다. 감독님이 지시한 임무 수행에 역점을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베테랑다운 듬직함이 느껴지는 말이다.


그는 "체력적으로도 문제없다. 경기가 안 풀릴 때 흐름을 가져올 수 있는 역할이 좋다"라여 웃어보였다. 더불어 "주장인 하대성과 미드필드를 이끌며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 원한다"라고 덧붙였다.


누구나 주인공이 되고 싶은 마음은 있다. 그렇다고 아무도 제2 연주자가 되지 않으려 한다면 오케스트라는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낼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최태욱의 존재감은 결코 적지 않다. 어떤 의미에선 서울의 2년 만 정상을 탈환을 위한 숨은 키워드인 셈이다.




전성호 기자 spree8@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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