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 조기 지급계획 조사결과, "자금난 해소위해 94.5% '현금 또는 현금성 결제'"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삼성전자, 현대차·기아차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추석 전(前) 중소협력사를 상대로 선(先) 지급하기로 한 하도급대금이 4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불황 속 중소협력사들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로, 대부분 현금 및 현금성 결제 방법을 선택할 방침이다.
24일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이하 협력센터)가 발표한 '100대 기업 추석 전 하도급대금 조기 지급계획' 조사결과에 따르면 10곳 중 8곳(79.1%)이 추석 전 하도급대금을 조기 지급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비율은 응답 업체 91개사 중 72개사를 기준으로 산정한 것으로, 지급규모만 총 4조4737억원이다.
응답 업체 중 하도급대금을 추석 전 조기 지급하겠다고 밝힌 기업(79.1%)은 지난 해(76.9%)보다 2.2%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대해 협력센터는 "최근 대기업들이 수출 감소와 내수부진 등을 겪고 있음에도 협력사에게 하도급대금을 앞당겨 지급하겠다는 응답 업체가 줄어들지 않은 점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조기지급계획이 있다고 밝힌 기업 중 94.5%는 하도급대금 전액을 현금 또는 현금성 결제로 지급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들 기업의 지급규모만 총 4조4344억원이다.
72개 업체의 추석 전 하도급대금 지급수단으로는 80.1%(3조5832억원)가 현금,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기업구매카드 등 현금성 결제 19.0%(8512억원), 어음 0.9%(393억원) 순으로 조사됐다.
삼성그룹 8개 계열사는 당초 지급기일보다 최대 20일 앞당겨 6720억원의 하도급대금을 100% 현금으로 주기로 했다. 현대차 그룹의 3개 계열사는 6700억원을 전액 현금으로 조기 지급하는 한편 납품대금을 조기에 받은 1차 협력사들이 2~3차 협력사들에게도 추석 전에 대금의 조기지급을 유도하기 위해 1차 협력사의 납품대금 지급실태 점검에도 나서기로 했다.
추석 전 하도급대금을 조기 지급할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19개사의 경우 "이미 하도급법상 지급기일인 60일보다 한 달 이상 빠른 평균 28.5일 이내에 납품대금을 지불하기 때문에 협력사의 자금수급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협력센터는 분석했다.
이도영 협력센터 연구원은 "대기업들이 추석 전 자금수요가 많은 협력사들에게 하도급대금을 앞당겨 지급하기 때문에 중소협력사들의 자금 숨통이 한층 트일 것으로 생각된다"며 "대기업의 1차 협력사에 대한 조기지급이 2~3차 협력사에까지 확산될 수 있도록 중견·중소기업간에도 명절 전 납품대금을 앞당겨 지급하는 풍토가 조성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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