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 좋다>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 in 마다가스카르’ SBS 일 오후 5시
예측불허의 정글이나 병만족의 존재이유가 “생존”인 것은 변함이 없다. 다만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 in 마다가스카르’(이하 ‘정글의 법칙’)까지 온 ‘정글의 법칙’은 더 이상 출연자들 간의 갈등이나 위기 상황을 압도적으로 보여주지 않아도 될 만큼 여유가 생겼다. 그것은 전적으로 온몸으로 자연을 배우며 얻은 그간의 노하우와 어려움을 함께 대처하며 서로를 이해하게 된 동료애가 낳은 자연스러운 품이자 지혜의 결과다. 여기에 적극성을 갖춘 새로운 멤버들의 활약은 자칫 기존 멤버들의 안정적인 정글 적응기가 낳을 지루함을 무리 없이 밀쳐냈다. 기존 멤버들의 뒤만 보고 따라가기 보다는 앞장서서 야생을 하나라도 더 느껴보려는 전혜빈과 뭐든 직접 해봐야 속이 시원한 정진운으로 인해 “탐험”의 묘를 살려보겠다는 주제 의식은 자연스럽게 확보된 셈이다. 팀원 간의 불협화음과 화해라는 구도를 버리고도 여정은 충분히 볼만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잃어버린 보물에 대한 탐사’를 주제로 원정과 도전보다는 헌정과 보전으로 자연에 다가가겠다는 마다가스카르 행의 의도와도 적절히 부합했다. 특별히 무엇을 더 하지 않아도 40도에 육박하는 사막의 햇살은 그들이 바다로 뛰어들 이유로 충분했고, 그것이 순도 백 퍼센트의 원초적인 기쁨일 것이라는 것 역시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해변에서 남녀가 서로를 쫓는 뻔한 상황극이 짜증스럽기 보다는 귀엽게 보였던 것도 해갈의 맛을 공감하게 만든 뒤이기에 충분히 가능했다. 여기에 사구와 광활한 인도양을 시원하게 담아낸 카메라 무빙은 치열한 생존 공간으로서의 마다가스카르를 잠시 잊고 낭만의 세계로 만들기도 했다. ‘정글의 법칙’은 자연의 보폭에 맞춰 동료와 함께 걸으며 긴장보다는 즐거움을 발견하기 시작했고, 프로그램 시작 당시 전쟁 같던 정글은 그렇게 새로운 의미의 공간으로 재발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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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정지혜(TV평론가) 외부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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