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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완화에도 급락한 국제유가 미스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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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QE3,日 자산매입확대 등에도 유가는 오히려 하락해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영국과 미국,일본 등이 돈을 푸는 양적완화 조치를 취했는데도 국제 유가가 급락하자 전세계 내로라하는 분석가들이 머리를 긁적이고 있다.


돈이 풀리면 원유를 비롯한 상품가격은 뛰는 게 통상의 흐름이었다.더욱이 달러 등 거의 모든 상품이 달러로 표시돼 있는 터라 미국이 최근 3차 양적완화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금값처럼 유가도 뛸 것이라고 예측됐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나타나 분석가들과 베테랑 원유 트레이더들도 어리둥절해하고 있는 것이다.


21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는 지난 13일(현시시간) 월 400억 달러어치의 담보부증권을 사들이기로 했다며 3차 양적완화(QE3)조치를 발표했다.

2차 양적완화(QE2)로 단기 재무부 채권을 판 자금으로 장기국채를 사들여 장기금리를 낮추는 ‘트위스트 오퍼레이션’으로 이미 월 450억 달러어치의 채권을 사들이고 있었던 만큼 미국 연준은 월 850억 달러를 풀게 된다.


일본도 자산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10조엔(1280억 달러) 늘리기로 했고 이보다 앞서 6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이 무제한 국채매입을 발표했다.


이론상 돈 특히 달러가 풀리면 달러가치가 하락하고 따라서 달러로 표시되는 원유 등 상품가격이 오른다.그동안 그랬다.그리고 금은 이 패턴을 따랐다.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1778달러 주변까지 올랐다.


그러나 국제유가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유가는 월요일인 17일 20분만에 배럴당 4달러나 폭락했다.그리고 뒤이어 이틀동안 5.60달러가 추가로 떨어졌다. 19일 석부텍스사산경질유(WTI)는 배럴당 91.98달러로 6주 사이 최저치로 내려갔다.


이에 따라 한 분석가는 유가가 ‘떨어지는 칼’(falling knife)이 됐다고 평하기도 했다.


WTI는 21일 배럴당 93달러대로,북해산 브렌트유는 11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한주 전 WTI는 98달러,브렌트유는 118달러를 위협하던 모습은 한 주만에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더욱이 뱅크오브메릴린치는 원유공급 증가가 유가상승을 앞지른다고 하더라도 QE3가 유가를 내년까지 14%는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보기좋게 빚나갔다.


이 은행측의 글로벌 상품 및 파생상품 조사부문 대표인 프랜시스코 블랜치는 FT에 “원유는 양적완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가는 급락해 현실과 이론이 맞지 않음을 잘 보여줬다. 마켓워치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기술상의 결함은 물론, 트레이더들이 실수로 숫자로 잘못 입력하는 일들은 없었다고 전한다.


이 때문에 현재 유가 하락의 정확한 원인이 뭔지를 알아내기 위해 전문가들이나 선물거래위원회가 조사를 하고 있다.


월요일 유가가 급락했을 당시 분석가들은 미국 정부가 비축유를 방출할 수도 있다는 추측이 트위터에 나온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FT는 배럴당 100달러를 적정선으로 보고 있는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유럽과 아시아,미국 등의 고객에게 원유공급을 늘리겠다고 약속한 게 도화선이 됐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에너지정보청(EIA)이 14일로 끝난 한 주 동안 원유공급량이 예상(250만배럴)보다 많은 800만 배럴이 증가했다고 발표한 것도 유가하락을 부채질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EIA가 10시30분 발표하기 전 NYMEX 개장직후부터 유가는 급락했다.이 때문에 정보가 사전누설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높았다.


상품가격은 통화정책 뿐 아니라 공급과 사용량,저장비용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휴스턴 대학의 금융학 교수이자 상품시장 전문가인 크레이그 피롱은 “다른 조건이 같다면 양적완화가 상품의 강세를 이끌었을 것“이라면서 ”문제는 조건은 거의 같지 않아 양적완화의 영향을 높일 수 없었다“고 진단했다.


양적완화는 이미 몇 동안 예고된 터라 한 주전 유가가 배럴당 118달러까지 치솟게 했다.


이런 점에서 QE1과 QE2가 유가에 준 효과도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으며 FT나 전문가들은 의심의 눈으로 처다보고 있다. 크레디 스위스의 상품부문 대표인 릭 데버렐은 Q1후 2009년 대부분의 상품가격이 급등한 것은 금융시장 안정으로 글로벌 경기둔화가 중단된 결과였으며 QE2의 효과도 ‘애매모호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균형있게 보자면 양적완화는 대개 위험자산이 단기 상승하도록 했지만 반등의 지속성은 경제 성장 반등이 뒤따르느냐에 달려있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말을 보자면 그동안 유가가 오른 것은 풀린 돈 때문만이 아니라 경제성장에 의한 수요증가 때문이었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지금은 성장이 부진해 수요가 없고 따라서 유가가 하락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성장 둔화로 지난 5년 동안 하루 200만 배럴의 수요가 감소했다는 FT도 보도도 이를 강력히 뒷받침한다.


그래도 최근 한 주간 유가가 급락한 것은 미스테리가 아닐 수 없다. 속 쉬원한 답은 없다.


그렇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벤 버냉키 FRB 의장을 비롯한 중앙은행장들의 어깨가 가볍다는 점이다. 유가하락으로 인플레이션이 낮아진 만큼 금리인하 등 자신있게 정책을 펴 경제회복에 나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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