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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선 350원, 트럭타면 1000원..'배추값 멀미' 없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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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과정 3단계 생략하면 가격 30% 내려

밭에선 350원, 트럭타면 1000원..'배추값 멀미' 없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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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농사는 천수답(天水畓).' 농업에서 날씨의 중요성을 뜻하는 말이다. 봄의 이상저온, 여름 폭염, 가을 장마까지. 한 해에 한 번만 발생해도 문제가 될 법한 변수들이 올해처럼 연달아 발생한다면 그 해 농산물의 생산량은 급감할 것이 뻔하고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게 마련이다. 기상이 농산물의 작황을 좌우하는 중요 변수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생산량에 비해 매년 가격이 너무 오르내린다는 점을 보면 이상기후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는 문제다.

지난해 전남 해남에서 배추농사를 지었던 박모씨는 산지 유통상인에게 배추를 포기당 350원에 넘겼다. 이 유통상인은 배추에 200원씩의 마진을 더해 550원을 받고 도매시장에 공급했다. 이 배추는 다시 도매법인과 중도매인ㆍ소매상 등의 단계를 거치면서 450원의 추가 유통비용이 발생했다. 결국 산지로부터 6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친 이 배추는 서울에 사는 소비자 이모씨에게 1000원에 팔렸다. 산지에서 350원하던 배추가 결국 두 배에 가까운 유통비용이 발생한 셈이다. 이처럼 기상이변 외에 복잡한 단계의 농산물 유통구조 탓에 생산자는 싼값에 넘기지만 소비자는 비싼 값에 사먹을 수 밖에 없다.


특히 배추와 같이 신선농산물의 경우 감모율(판매 과정에서 줄어들거나 닳는 비율)이 20%에 달한다. 신선농산물은 생산 장소에서 바로 유통시킬 수 있는 공산품과 달리 산지 수집, 유통 과정이 필수적이다. 산지 생산, 수집, 유통이라는 기본 단계를 거쳐야만 상품이 소비자의 손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보통 산지에서 소비자까지 5~7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만큼 상품화를 위한 복잡한 유통과정을 거친다.

◆ 농부도 가계부도 주름살 = 정부는 복잡한 농산물 유통구조를 단순화 해 '농업인은 제값을 받고 농산물을 팔게 하고, 소비자에게는 값싼 농산물을 살 수 있는'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중이다. 농산물 유통의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가 현재 추진중인 농산물 수급안정 대책에 따르면 현행 5~7단계에 이르는 농산물 유통 단계를 직거래 시스템을 강화해 앞으로는 3~4단계로 줄여 나갈 방침이다.


밭에선 350원, 트럭타면 1000원..'배추값 멀미' 없애라 ▲ 강원도 강릉의 안반덕 마을. 좁은 비탈길 위에 새파란 고랭지 배추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전체 농산물 유통량의 10%대에 불과한 농협의 계약재배 물량을 2015년까지 50%로 확대하기로 했다. 계약재배는 농협이 농가와 사전에 구매계약을 맺은 뒤 재배하는 형태로 물량이 늘수록 정부의 농산물 수급 조절이 수월해진다. 산지 유통인이 영세농가와 포전거래(일명 밭떼기)를 함으로써 가격 급등 시 생산물 출하를 미뤄 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는 여지도 줄이게 된다.


현재 배추의 경우 산지 유통인이 전체 유통물량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유통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싼 상황이다. 실제로 현재 유통인을 거칠 경우 산지에서 포기당 1000원의 배추는 도매시장을 거쳐 3000원에 소비자에게 팔리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소비자들은 비싼 값에 농산물을 사고 있지만 농가들은 별다른 추가 이득을 보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돼왔다. 2010년 배추 값 파동 때 역시 중간 유통마진이 농산물 가격 불안의 주된 요인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하지만 농협을 중심으로 한 계통 출하 때는 판매가가 1300원에 그쳐 30% 이상 저렴하다는 것이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앞으로 산지 유통인 중심의 채소류 유통방식을 농협 등 생산자 단체 중심으로 바꿀 계획이다. 농가의 계약 재배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계약재배 대금 지급이 1개월 이내에 가능하도록 지침을 개정하고 계약재배에 참여하고 계약을 충실히 이행하는 농가에 대해 정책자금을 우선적으로 지원키로 했다. 계약재배 기간도 다년 계약을 도입한다.


또 농협이 농산물 도매사업을 강화할 수 있도록 총 4000억원을 투입해 수도권(안성), 호남(장성), 영남(밀양), 강원, 제주 등 전국 5개 권역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전국단위 물류센터가 구축되면 현재 소매 중심의 물류에서 대규모 농산물의 저장, 가공, 소포장 및 분산 기능을 수행해 농산물 가격을 안정화하고 연간 2900억원에 이르는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농식품부는 기대하고 있다. 가장 먼저 사업이 진행된 안성의 물류센터는 내년 완공 예정이다.


밭에선 350원, 트럭타면 1000원..'배추값 멀미' 없애라 ▲ 농협은 직거래형 도매사업 확대를 위해 안성, 밀양 등 전국 5곳에 대규모 농산물 물류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조감도는 터만 10만㎡에 달하는 안성 농산물 물류센터.


◆ 온라인 거래 1조원 시대 = 다만 이같은 유통구조 개선은 장기간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이를 보완할 단기 대책도 마련됐다. 우선 도매시장 거래제도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다. 정부는 기존 경매제 중심의 도매시장 운영체제로는 유통개선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정가ㆍ수의매매의 확대를 유도해 도매시장법인 평가 및 법인에 대한 원물구매자금 지원시 정가ㆍ수의매매 거래실적을 반영키로 했다. 또 도매시장거래 투명성과 대금결제 안정을 위해 지난 2월 농안법을 개정, 대금정산 조직을 세워 현행 출하자와 유통인간 개별 대금정산 방식을 제3자를 통한 방식으로 전환했다.


또한 정부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사이버거래소를 활용해 대량 구매처와 사전예약제 운영을 통해 농산물 온라인 거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2010년 1700억원에 불과했던 aT 사이버거래소의 '농수산물 온라인 거래' 실적은 불과 2년새 5배 이상 급증하며 올해 처음으로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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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거래 활성화를 위해 각 도별로 농업인이 주체가 되고 해당 지역농산물이 중심이 되는 농업인 직거래 장터를 확충했다. 수요조사를 통해 일정규모 이상 정례 운영되는 장터를 도별로 1~2개소씩 설치하고, 장기적으로 성공한 장터를 모델로 삼아 확대하게 된다. 연중 일정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생협방식의 직거래 도입도 회원대상으로 확대된다. 아울러 정부는 일시적인 수급 불안 해소를 위한 공급량 확대를 위해 수입산 위주의 비축에서 국내산 비축 물량을 점차 늘리기로 했다.


농식품부 이천일 유통정책관은 "2010년 가을 배추파동이 정부에게는 시련의 기간이었지만 국민들의 농산물 유통구조에 대한 관심을 제고한 긍정적인 면도 있다"며 "정부는 국민의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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