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일본의 독도 야욕이 극에 치달으면서 일본을 찾는 우리나라 여행객들의 발걸음도 뜸해지고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간 우리나라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항공권 예약률은 각각 77%, 88% 정도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추석 대비 늘어난 수치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 추석연휴 기간(9.10~9.13)보다 9%포인트 가량 예약자가 늘었다. 특히 신규 항공기 도입되고 아프리카 등 신규 노선에 취항했음에도 예약자는 더욱 많아지는 추세다. 아시아나항공도 추석 연휴간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일본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다른 여행지에 비해 적었다. 대한항공의 경우 괌 등 대양주 노선이 86%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도 예약률이 85%에 달했다. 이어 동남아가 79%, 구주가 77%로 많았다. 반면 일본의 경우 67%에 그쳤다.
아시아나항공의 지역별 항공권 예약률도 이달 28일부터 30일까지 중국 96%, 동남아 98.4%, 미주 82.2%, 유럽 91.9%, 대양주 97.5% 등의 예약률을 나타냈다. 다음달 1일부터 3일까지 예약률도 장거리여행지인 미국(77%)을 제외하고 모두 90%대 예약률을 보였다. 다만 가장 가까운 나라 중 하나인 일본은 두 기간 모두 70%(79.6%, 73.3%)대 예약률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의 일본 항공 예약률은 지난해와 같은 수치다. 지난해의 경우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일본 관광객이 크게 줄었다. 지진 피해에 따른 관광자원의 훼손 등도 이유지만 방사능 유출 위협에 따라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급감했다. 이후 올 들어 일본관광객수는 늘기 시작했다. 지진 여파에 따른 기저효과로 관광객 증가 폭도 컸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국제선 여객은 전년대비 19.5%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 추석 연휴간 예약률이 비슷하다는 것은 반일 감정에 따른 결과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일본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약 40여일이 지나는 동안 독도가 일본 땅이라며 노골적으로 야욕을 표시하고 있다. 지난 11일부터는 중앙지와 지방지 등 약 70개 자국 신문에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주장을 담은 광고를 대대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일본의 움직임에 대한 반일 감정이 점차 우리나라 국민 사이에 자리잡아 여행 수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전국 33개사 여행업체를 상대로 조사한 '최근 한일관계 변화의 산업계 영향과 대응과제'에 따르면 여행업계는 한일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83.3%가 피해를 겪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10곳 중 8곳 이상이 한일관계 이상전선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화가 나는데 그것 때문에 수학여행 등 여행 수요까지 줄어 힘든 상황"이라며 "사태가 장기화 되면 일본 여행객의 감소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본 여행의 경우 늦여름과 초가을 사이에 이렇다할 관광상품이 없다는 점에서 수요가 다소 줄어든 거처럼 보일 수 있다"며 "현재까지 반일감정에 따라 여행을 취소한 사례는 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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