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선후보 되자 갈아타기..'월박' 정치인 닮은꼴
안철수 관련株인 미래산업 의료정밀 대표株로..업종 주가 좌우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 송화정 기자] ◆줄서는 철새株= 경기도 화성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대영포장과 엠피씨가 나란히 14일과 17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쳤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14일 유니버셜스튜디오코리아리조트(USKR) 건립을 지원하겠다는 한마디 때문이었다. 덕분에 대영포장은 13일 909원에서 17일 1200원으로 2거래일만에 32%나 올랐다. 같은 기간, 엠피씨도 2415원에서 3190원으로 급등했다.
14일 이후 두 종목은 박근혜 테마의 한 축을 담당하는 모습이지만 사실 두 종목은 지난달까지 김문수 경기도지사 관련 테마주의 대표주자들이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경기도 화성에 유치한다는 소식에 반짝했던 이들은 김문수 지사가 대권 도전을 선언하면서 다시 관심을 받았다. 김 지사가 유니버셜 스튜디오 건립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이후 이들은 김 지사의 대권행보에 발맞춰 주가가 춤을 췄다. 대영포장의 경우, 7월초 600원대에서 7월중순 1100원대로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로 박근혜 후보가 확정되면서 김문수 테마주의 생명도 끝나는 듯 했다. 대영포장의 경우, 8월중순부터 9월초까지 800원대에서 큰 움직임 없이 횡보했다. 엠피씨는 힘없이 우하향 곡선을 그리던 중이었다.
또 서울과 수도권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김문수 테마로 분류되던 SG세계물산도 최근 박근혜 테마로 말을 갈아탔다. 박 후보가 서울과 경기지역 발전을 언급하면서 12일부터 4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계열사인 SG충남방적까지 덩달아 급등했다.
증시 한 관계자는 “여권쪽 힘의 균형이 박근혜 후보쪽으로 쏠리면서 과거 친이계 인사들의 월박(越朴)이 일어난 것처럼 테마주에서도 월박이 일어나고 있다”고 촌평했다.
◆줄세우는 철수株= 최근 안철수 관련주로 꼽히며 주가가 급등했던 미래산업이 업종대표주에 등극했다. 정치테마주가 업종대표주가 된 것을 두고 비정상적인 주가 등락에 업종 전체가 휘둘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산업은 17일 현재 시가총액 4855억원으로 의료정밀업종 대표주다. 업종 2위주인 케이씨텍(1367억원)의 3.5배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미래산업은 올해 들어 319.9% 급등했다. 시총은 지난해 말 925억원에서 4855억원으로 5배 넘게 불어났다. 이에 따라 미래산업은 지난해까지 업종대표주였던 케이씨텍을 제치고 업종대표주에 올랐다. 지난해 말 케이씨텍의 시총은 1695억원이었으나 올 들어 주가가 21.7% 하락하며 시총도 줄었다.
문제는 정치테마주로 비정상적인 주가 급등세를 보인 종목이 과연 업종대표주의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올해 들어 의료정밀업종은 51%나 상승했다. 미래산업의 급등이 업종지수의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미래산업이 속한 의료정밀 업종은 구성종목이 5개뿐으로 예전부터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있어왔다. 과거에도 이 업종에 속해있던 삼성테크윈으로 인해 종종 주가가 휘둘리는 모습을 보였고 시장에서는 대표주 한 종목의 등락에 업종지수가 좌지우지되는 왜곡현상이 잦다고 말이 많았다. 삼성테크윈은 디지털이미징을 삼성전자에 넘긴 뒤로 전기전자 업종으로 옮겼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 업종분류는 2000년도에 최종 조정한 것으로 시의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으나 정부의 표준산업분류를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이에 대한 보완으로 최신 산업트랜드를 반영해 KRX섹터지수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송화정 기자 panc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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