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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E3, 美 연준의 획기적인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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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우리도 이번 조치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말마따나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는 표면적인 발표 이상의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미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정치적 영향까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FRB로서는 앞선 두 차례 양적완화 조치와 달리 선택했다는 게 중론이다.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이 정책금리 대신 채권 매입으로 시중에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마지막 수단이다. 유동성을 늘려 실질금리가 낮아지도록 유도하고 이로써 기업의 투자와 가계소비를 유도해 경기활성화에 한몫하도록 만드는 게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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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통화정책 수단인 금리 조절로는 경기를 살리고 실업률을 낮출 수 없다는 판단 아래서만 나올 수 있는 조치다. 그만큼 최근 미국의 경제 여건이 더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FRB는 1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고용부진이 계속되고 기업 투자가 둔화하고 있다"며 "추가 완화 정책 없이는 경제성장이 고용시장 개선을 뒷받침하기에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FRB의 이번 대책은 기대와 달리 실물경제가 좀체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현실인식'에 기반한 것이다. 하지만 대응 방식은 과거와 달랐다.


FRB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조7000억달러 규모의 '1차 양적완화'(QE1), 지난 2010년 6000억달러의 '2차 양적완화'(QE2)와 달리 이번 QE3에서는 채권 매입 규모와 시기를 한정하지 않았다.


'노동시장이 안정되는 시점까지'라는 조건을 붙여 경기가 살아나는 시점까지 지속할 수 있다는 여지가 생긴 셈이다. 추가 카드를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다는 언급도 해놓았다. 국채가 아닌 모기지 채권(MBS)을 매입하기로 결정한 것도 경기회생에 가장 큰 걸림돌인 모기지 금리 인하를 유도하기 위함이다.


2008년 12월 이후 제로 수준(0~0.25%)으로 유지해온 정책금리 시한 연장도 의미 있는 조치다. FRB는 당초 2014년 말로 정한 시한을 6개월 정도 연장해 2015년 중반까지 유지하겠다고 수정했다.


장기채를 매입하고 단기채를 매각하는 이른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도 올해 연말까지 유지된다. FRB는 이로써 연말까지는 다달이 850억달러(약 95조9225억원) 규모의 채권을 사들이게 된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처럼 다양한 정책을 묶은데다 규모도 기대 이상이어서 이번 조치가 금융위기 이후 FRB의 대응책 가운데 가장 획기적인 것이라고 평했다.


저금리 시한 연장과 양적완화를 동시에 발표한데다 노동시장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추가 자산 매입은 물론 다른 정책수단까지 동원할 것이라고 밝힌 점은 FRB의 경기부양 의지가 확고함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월 400억달러 규모의 MBS 매입이 앞으로 3년 동안 계속될 수 있다면서 이럴 경우 QE3가 QE1과 맞먹는 1조4000억달러 규모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일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은 QE3가 과거 수준 이상이 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QE3 규모가 사실상 무제한적인데다 FRB가 여러 정책을 묶어 내놓은 것은 정책목표가 확인되기 전까지 경기부양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버냉키 의장은 "이번 조치가 경기회복을 위한 '시동 걸기'"라고 규정한 뒤 "경제가 바른 방향으로 굴러가도록 만들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투자은행 BNP파리바의 줄리아 코로나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발표와 관련해 "FOMC 정책의 획기적 변화"로 받아들이면서 "정책목표 달성을 위한 매우 공격적인 공약"이라고 평했다.


이날 시장도 FRB의 정책에 환호했다. 미 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 모두 1% 이상 급등했다. S&P 500의 경우 2007년 이후 최고치다.


QE3가 과연 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제기되고 있다. FRB가 추가 조치의 여지를 남겨놓은 것은 이 때문이다.


지난 두 번의 QE 중 효과를 제대로 발휘했다고 평가 받는 것은 QE1뿐이다. QE1에는 미 경제와 금융시스템을 붕괴 직전에서 구해냈다는 평가가 따른다. 그러나 QE2는 인플레이션 우려만 높였을 뿐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비판이 따른다.


월스트리트저널ㆍ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QE3 발표에 앞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QE3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전문가가 많았던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제 전문가 51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절반 이상인 28명이 "QE3 시행은 실수"라고 답했다.


QE3로 시중에 자금 유동성이 확대돼 달러화 약세가 유발되고 환율전쟁까지 일어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자칫 잘못하면 보호무역주의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공화당은 QE3 발표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다고 비난했다. 보브 코커 상원의원(테네시주)은 이날 성명에서 "FRB의 오늘 결정이 경기부양에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버냉키 의장은 FRB라는 조직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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