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자동차도 내년 3월부터 밤샘근무를 없애는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키로 하며 향후 쟁점은 '생산량 확보'로 요약된다.
인당 연간 근로시간이 11.7% 줄게 되면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생산량 감소는 현재 해외 수출을 매년 늘리며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전쟁을 펼치고 있는 기아차에게 그대로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12일 도출된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기아차 노사가 시행키로 한 주간연속2교대제는 현행 각 조 10시간씩 일하는 주야2교대에서 1조가 8시간(오전 7시 ~ 오후 3시40분), 2조가 9시간(오후 3시40분 ~ 밤 1시30분, 잔업 1시간 포함) 연속으로 조업하는 근무형태다.
이에 따라 1인당 연간 근로시간도 현행 10+10 기준 2137시간에서 8+9 기준 1887시간으로 250시간(11.7%) 줄어들게 된다.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에 이어 기아차도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수순을 밟으며 향후 한국GM을 비롯한 타 업체와 부품ㆍ협력업체의 근무체제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아차는 줄어드는 작업시간에 따른 생산량 감소를 막기 위해 노조 측과 시간당 생산대수(UPH)를 높이고, 조회, 안전교육 등 기존 비가동시간 일부를 작업시간으로 조정키로 했다. 또한 임단협이 최종 마무리되는 대로 근로시간 축소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위해 3036억원의 설비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각종 생산량 보전책이 원활히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설비투자의 경우 기아차가 매년 적극 단행해왔던 부분인데다 기투자금 921억원이 포함돼있어 실제 투자에 따른 생산량 보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기아차가 앞서 올 3월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시범 실시했을 당시 9일 동안 7000대, 하루 약 800대의 생산대수가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여기에 기아차 국내 공장이 해외 경쟁사는 물론 기아차의 해외 공장에 비해서도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문제다. 차량 1대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수치화 한 HPV는 기아차 미국 조지아 공장이 17.3시간인 데 반해 기아차 소하리 공장은 두배 수준인 34.1시간이다. 또 미국의 기아차 조지아 공장이 최근 24시간 풀 가동(8+8+8시간)체제의 3교대를 도입, 연간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생산량 확보는 '형님'인 현대차의 숙제기도 하다. HPV는 현대차 체코 공장이 17.0시간인 데 반해 현대차 울산공장은 31.7시간에 달한다.
기아차 관계자는 "노사가 회사의 지속성장을 위한 경쟁력 향상에 뜻을 모았다"며 "밤샘근무 없는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을 통해 직원들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업무 집중력을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아차는 지난 8월 노조 파업 등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인해 해외 판매 중 국내에서 수출한 물량이 전월 대비 29.2%, 전년 동월 대비 17.7% 줄어든 6만2810대에 그쳤다. 그나마 해외공장생산분이 전년 동월 대비 21.5% 늘어난 9만6016대를 기록하며 전체 해외판매(15만8826대)는 지난해 보다 소폭 늘어났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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