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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수입차 10% 시대, 현대차에 던진 메시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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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파죽지세(破竹之勢)'. 이 사자성어는 중국 삼국시대의 막을 내리고 천하통일을 이뤘던 진나라의 두예전에서 유래했습니다. 진나라가 위나라를 정복한 후 그 여세를 몰아 오나라까지 정복하려고 마지막 작전회의를 열었을 당시 한 장수가 홍수와 전염병을 이유로 나중에 다시 공격하자고 했습니다. 두예의 의견은 달랐습니다. 그는 "대나무를 쪼갤 때 칼을 대기만 해도 대나무가 쭉쭉 쪼개지는데 아군의 사기가 바로 그러한 상태"라며 정복길에 오르자고 주장했습니다. 진나라는 두예의 의견을 받아들여 곧바로 오나라 도읍인 건업으로 진격, 단숨에 건업을 함락시켰습니다. 그야말로 대나무를 쪼개는 기세로, 감히 막을 수 없는 맹렬한 기세를 펼친 것이죠.


요즘 수입차 업계를 보면 이 사자성어가 절로 떠오릅니다. 국내 자동차업계가 극심한 내수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수입차 업계는 급성장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죠. 지난해 처음으로 내수시장에서 연 10만대 판대를 돌파하더니 지난달엔 사상 처음으로 월간 시장점유율 10%를 돌파했습니다.

같은 달 국내 완성차 5개사의 판매가 전년 동월보다 23.1% 감소한 것과는 대비됩니다. 특히 국내에서 시장점유율이 가장 큰 현대차는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3만5950대를 판매, 지난해 8월보다 29.9%나 급감했습니다. 현대차의 내수 판매 증감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9년 5월 이후 3년3개월 만입니다. 결국 현대차가 잃어버린 내수시장의 파이를 수입차 업계가 가져간 셈이죠.


수입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 10%가 던지는 메시지는 특별합니다.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 10%는 마의 장벽으로 여겨졌습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10%의 장벽이 무너지자 수입차업계의 자신감은 그 어느 때 보다도 넘칩니다. 벌써부터 점유율 20% 달성도 시간문제란 얘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내로라 하는 자동차 업계 거물 CEO들이 앞다퉈 한국을 방문, 사기를 진작시키고 있는 것도 지금과 같은 파죽지세의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의도에서죠.

수입차의 거침없는 공세는 현대ㆍ기아차엔 위협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현대ㆍ기아차는 탄탄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미국 중국 유럽 등 해외 시장을 공략해 왔습니다.


내수시장의 70%를 차지했던 국내 판매 기반이 흔들린다면 자칫 미래를 위협받을 수도 있습니다. 바로 이탈리아의 피아트그룹처럼 말입니다. 1984년 내수 점유율 64%를 차지했던 피아트그룹은 수입차에 차츰 시장을 내주기 시작하더니 결국 2003년 20%대까지 점유율이 떨어졌습니다. 작년에는 판매 부진으로 이탈리아 국내 공장을 폐쇄하기도 했죠.


현대ㆍ기아차가 아무리 해외에서 잘한다고 한들 우리나라 시장을 내준다면 제2의 피아트가 될 수 있습니다. 현대ㆍ기아차가 피아트를 반면교사 삼아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가장 사고 싶은 자동차 브랜드로 한단계 도약 하길 바랍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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