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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 '열등'→'칩거·우울'→마침내 '거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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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 그는 스스로를 '열등감을 먹고 자란 괴물'이라고 표현했다. 김기덕 감독의 작품은 늘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작품뿐만 아니라 그의 발언 또한 화제의 중심이었다.


2006년. 김기덕 감독은 작정하고 한국 영화 현실에 대한 신랄한 평가를 내놓는다.

"한국 관객들에게 영화 보여주는 것을 중단하겠다. 한국 관객수준이 높아지면 그때 생각해 보겠다."


당시 김 감독은 '시간'이란 영화를 만들어놓은 상태였다. 때를 같이해 1000만 관객을 동원했던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개봉됐다. '괴물'은 거대 자본인 쇼박스가 배급을 맡으면서 620개 극장을 확보, 당시 최다 스크린을 확보하면서 승승장구했다.

반면, 김기덕 감독의 '시간'은 스크린 확보조차 어려운 상태였다. 극장을 잡지 못해 상영되지 못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영화팬들의 1인 시위와 국내 한 수입 배급사가 참여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상영됐다. 물론 '시간'을 본 관객은 많지 않았다.


이런 배경에서 김 감독의 '한국 관객 수준'이란 발언이 나왔다. 김 감독의 '한국 관객 수준' 발언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시원하게 말 잘했다"는 찬성 의견도 있었지만 시민들은 김 감독에 대해 "오만하다"는 비난과 함께 "한국을 떠나라"는 극단적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2011년.


김기덕 감독은 이제 '배신의 계절'로 접어든다. 3년 여 동안 강원도 홍천에서 움막을 만들어 침거했다. 그 이유를 두고 말들이 많은 가운데 후배 조감독과 불화설이 제기됐다. 3년 칩거 이후 '아리랑'을 들고 칸영화제에 섰다. '아리랑'은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받았다.


이후 김 감독은 자신과 함께 했던 조감독 출신 장훈 감독에게 "자본주의 유혹 때문에 나를 배신했다"라고 거침없는 하이킥을 날렸다. '아리랑'이라는 영화 자체가 조감독과 벌어졌던 사건, 배신 등을 담고 있어 국내 영화팬들에게 또 한 번 이슈를 불러 일으켰다.


2012년.


마침내 그가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피에타'가 개봉된 이후 김기덕 감독은 이전과 달리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쳤다. 방송출연을 물론 언론 인터뷰까지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최근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발언했던 그의 발언 내용은 의미심장하다. 자신을 두고 "열등감을 먹고 자란 괴물"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정규 학교과정을 거치지 않고, 사회의 온갖 밑바닥 인생을 경험하고, 거친 폭력과 잔인한 장면의 영화 제작까지. 스스로 표현했듯이 '열등감을 먹고 자란 괴물'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김 감독이 "(이제는)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미래를 기다리지 않으며, 현재를 놓치지 않고 살아가려 한다"라고 말한 부분이다. 그에게 과거는 '아픈 기억'일 것이다. 누구도 쳐다보지 않고, 자본의 지원도 없이 어렵게 일궈온 '소외된 작품', 그리고 '소외된 삶'. 그 과거를 돌아보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러면서 기대와 칭찬 등으로 펼쳐질 '미래' 또한 상관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과거와 미래에 연연하지 않고 '현재를 놓치지 않겠다'는 그의 말 속에서 이젠 자신의 작품 세계에 대해 흔들리지 않겠다는 깊은 '각오'를 느낄 수 있다.




정종오 기자 ikoki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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