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야권 법사위원들이 오는 10일, 12일로 각각 예정된 김창종·이진성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까다로운 검증에 들어가겠다고 선전포고했다.
민주당 소속 서영교, 최원식 의원과 무소속 서기호 의원 등 야권 법사위원들은 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자들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삶과 직결되는 법률의 위헌 여부 등을 심판하는 헌법재판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철저한 자격 검증을 하겠다"고 밝혔다.
야권은 우선 인적구성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야권은 "1988년 헌법재판소가 생긴 이래 총 39명의 재판관 중 여성은 단 두 명이었고, 서울대 출신이 72%, 판사출신이 무려 33명, 검사출신이 6명이었다"며 "김창종, 이진성 후보자 모두 남성 판사출신이라는 점에서 실망스러운 인사가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야권은 이진성 후보자의 경우에는 "서울중앙지방법원장과 법원행정처 차장을 거친 이른바 '엘리트 판사' 출신이며 김창종 후보자 역시 대구지법원장과 대구고법 수석부장판사를 지낸 법관 출신"이라며 "이명박 정권 하에서 아홉 명의 재판관 중 여섯 명이 교체되고 올 연말에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이명박 대통령이 재판소장마저 임명하는 중차대한 시기"라며 헌재의 보수화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야권은 이진성 후보자에 대해서는 서울시 선거관리위원장 겸임 당시 특정정당과 특정후보에게 유리한 영향을 끼치도록 편파적으로 선거관리를 하는 등 부정·관권선거를 부추겼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법원행정처 차장 재임 당시 대법원 공직자윤리위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신영철 대법관이 촛불재판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옹호하는 결정을 내리는 등 사법부 보수화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비판을 받은 데 주목하고 있다.
야권은 김창종 후보자에 대해서는 김 후보자가 대구지방법원장이었을 당시 대구지역 대형마트들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 영업을 재개하도록 해 헌법의 경제민주화 조항을 수호해야 할 재판관으로서 적합한지를 따져볼 예정이다.
야권은 이외에도 김창종 후보자의 경우 사법연수원생 시절 통학이 어려운 경북대 석사학위 취득과정에 특혜 의혹이 있고, 이진성 후보자의 경우 1988년 8월, 서울지법 의정부지원 재임 당시와 1995년 3월 대전지법 강경지원장 재임 당시 두 차례에 걸쳐 위장전입을 했었던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야권 법사위원들은 "사형제, 간통죄 등 헌법재판관 1인의 의사에 따라 합헌과 위헌이 갈리는 민감한 사안들의 판결을 앞두고 있어 관련 사안에 대한 입장도 충분히 들을 계획"이며 "아동 성폭력 범죄에 대한 시각, 5·16 쿠데타에 대한 평가 및 유신헌법 문제에 대한 입장 등에 대해서도 철저히 따지겠다"고 밝혔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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