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최근 정치권이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대기업 규제정책이 마녀사냥식으로 전개되면서 기업의 투자의욕이 크게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9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순환출자 금지,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 금산분리 강화, 일감몰아주기 규제강화 등 각종 대기업 규제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이와함께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들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 등의 확대적용 내지 도입도 검토 중이다. 경제민주화라는 이름으로 펼쳐지고 있는 여야 정치권의 재벌개혁 관련 입법 경쟁이 어느때 보다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정치권이 경쟁적으로 대기업 규제정책을 내놓자 경제계는 대기업의 투자의욕이 저하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병기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몇 년간 대기업의 전문화가 진전됐으며 대기업의 성과가 하도급 중소기업으로 파급되고 있다"며 "이같은 결과가 대기업 개혁논의에 충분히 고려되지 못한 채 정치권의 마녀사냥식 대기업 개혁논의가 전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대기업 개혁방안들은 기업하려는 의지와 투자의욕을 심대하게 위협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대기업 개혁 정책은 대기업 부문의 정책불확실성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경제성장률을 저하시킬 것"으로 걱정했다.
실례로 부르네티와 베더는 투자와 제도불확실성 사이의 관계를 분석해 제도불확실성이 커지면 투자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들 연구는 제도 불확실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정책의 불확실성, 정책집행의 불확실성으로 나눠 분석했는데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기업들은 투자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의 기업경기 실사지수(BSI)는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2010년 7월 이후 지속적으로 추세적인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경기상황이 불확실한데 기업정책까지 불확실해지면서 국내의 대기업들은 국내 대형투자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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