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 여성 사회 복귀 로드
보육시설 위주의 지원을 펴는 정부의 현 무상정책은 엄마들의 근본적인 육아 문제 해결책이 되고 있지 못하다. 보육료를 지원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없애고 부모의 선택권을 중시하며 교육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아동수당제도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육아를 위해 직장을 포기한 엄마들. 그들의 사회 재진출을 향한 열망은 높다. 하지만 바쁘다, 바빠. 어린 아이 키우는 게 어디 보통 일이랴. 하나부터 열까지 다 보살펴야 하니 재취업 준비를 위해 책을 읽고 싶어도, 교육센터라도 가서 전문교육 프로그램을 듣고 싶어도 도통 시간이 안 난다. 육아 걱정 없이 배우려면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이나 친정부모 및 시부모·육아도우미에게 아이를 맡겨야 하는데 그러려면 돈이 들어간다.
엄마들의 사회복귀 의지와 배움의 열정이 하늘을 찌를듯해도 궁극적으로 이런 육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해 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현 보육 정책은 부모들의 목소리를 간과하고 있다. 정부는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 위주로 보육료 지원을 하는 현재의 무상보육이 정답인양 주장한다. 하지만 만 0~5세 영유아 277만명 중 29%인 80만명 정도가 보육시설이 전혀 설치되지 않은 곳에 거주하고 있다. 보육지원을 받지 못하는 계층이 생기는 것이다.
부모들로서도 이해가 안 간다. 가정에서 양육하길 원해도 지원받으려면 어린이집에 무조건 보내야 하는, 부모 선택권을 아예 배제한 제도이기 때문이다. 시설 중심의 보육정책이 궁극적인 육아 부담의 해결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나오는 주장이 아동수당제(보육 대상 아동 수에 따라 지원되는 보육료를 현금 형태로 직접 부모들에게 지원하는 제도) 도입이다.
양 측은 무상보육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한다. 그러나 정부 외 일부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양육을 보육시설을 통해 책임져야 하며 따라서 “시설 지원을 계속 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부모들은 자고로 아이들은 부모가 책임지는 게 맞으므로 “부모에게 직접 지원금을 주는 아동수당제를 도입하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정부 “무상보육 제도, 보육시설 지원이 정답입니다”
현재 실시되는 무상보육으로는 양육수당과 보육료 지원이 있습니다. 집에서 키우는 아동 지원금이 양육수당, 어린이집에 가는 아동에 대한 지원금이 보육료입니다. 지원 방식은 정부지원 보육료를 ‘아이사랑카드’와 같은 이용권(전자바우처) 형태로 부모에게 지급해 직접 보육료를 결제토록 하는 방식입니다. 결제액에 해당하는 비용이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에 주어지게 됩니다.
최근 아동수당제 도입에 대한 논의가 보육 전문가들과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정부 차원에서는 이에 대해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예산 등 아동수당제를 실시할 만한 여건이 조성돼 있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국가가 부모에게 직접 현금으로 지원한다고 해도 보육의 질이나 부모 선택에 있어 특별히 더 나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앞으로 좋은 보육시설을 확충하고 좀 더 효율적으로 무상보육 정책을 운영하는 데 힘쓸 계획입니다.
대선후보 공약 및 현재 발의된 아동수당 관련 법안 개정안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공약 : 만 0∼5세 전 계층 양육수당의 지원 확대. 기존 무상보육체계에 추가하자는 주장.
박원석 통합진보당 의원 : 12세 미만 아동에게 단계적으로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을 주는 ‘아동복지법' 개정안을 발의.
양승조 민주통합당 의원 : 5세 이하 아동에게 (아동)수당을 지급하자는 내용의 아동복지법 일부개정안 대표 발의.
(박 의원과 양 의원 모두 기존 무상보육 체계는 유지한 채 아동수당을 추가하자는 주장)
부모들 “직접 부모에게 지원하는 아동수당 필요해요”
무상보육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만 한정돼 지원이 이뤄지고 있어요. 그렇다 보니 아이들은 보육시설에만 내몰리고 있으며 지원 못 받는 사각지대도 생기는 거예요. 그래서 부모에게 직접 보육료를 지원해 달라는 겁니다. 아동수당제를 도입하고 지금처럼 소득 기준을 따지는 게 아니라 만 0~5세 모든 영유아에게 지원해야 해요. 정부는 보육시설을 통해 아이들의 보육을 책임져야 한다는 논리인데 원래 아이들은 부모가 책임지는 게 맞거든요? 국가는 그냥 부모를 도와주면 돼요. 제발 부모들의 선택권을 좀 존중해 주세요.
기존 무상보육 체계는 그대로 유지하고 그 위에 만 0~5세 전 계층에 양육수당, 아동수당을 추가하자고요? 비현실적인 정책이에요. 현 무상보육 체계를 빨리 통합해 일원화시켜 일괄 직접 지급하는 방식으로 개선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그게 아동수당이고요. 지금도 정부는 돈이 없어 무상보육 중단 위기에 처해 있어요. 복잡한 행정비용만 아껴도 우리 아이들에게 더 지원해 줄 수 있을 걸요?
아동수당을 도입하려면 예산이 많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데 천만에요. 현재의 양육수당과 보육료를 아동수당 하나로 통합하고 전국의 모든 만 0~5세 영유아들에게 각각 20만원씩 아동수당을 지급해도 지금보다 2000~3000억원의 예산을 아낄 수 있어요. 아동수당을 주면 일부 부모들이 그 돈을 가지고 마음대로 기타 비용으로 쓸 것이기 때문에 도입을 반대하는 여론도 있는데요. 이건 엄마 아빠들을 정말 무시하는 거라고밖에 볼 수 없어요. 당신들이라면 정부에서 아이에게 주는 돈으로 술을 마실 건가요? 진짜 그럴 수 있는지 반문하고 싶네요.
아동수당 도입 찬성하는 부모들
인터넷 카페 ‘유아교육평등지원’
워니짱 : “어린이집을 보내야만 무상보육 혜택을 볼 수 있다니 형평성에도 어긋납니다.”
주바라기 : “공감합니다. 아동수당 제도가 빨리 시행되기를 기대해요.”
제시맘 : “우리나라의 보육지원금 제도는 정말 비현실적입니다. 언제쯤 부모들이 실감할 수 있는 정책이 만들어질까요... 부모에게 직접 아동수당 명목으로 지원되면 훨씬 간편하고 정확할 듯해요.”
인터넷 카페 ‘로지코엘리트클럽’
Americano : “2세 이하 영아들은 사실 부모가 돌보는 게 가장 적당하죠. 물론 어쩔 수 없이 시설에 아이를 맡겨야 되는 부모들도 많아요. 하지만 시설에 보육료를 지원해 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아이들 보육은 엄연한 부모의 선택이 있어야 하며 그러려면 아이를 돌보고 교육하는 비용은 부모에게 직접 지급돼야 마땅해요. 보편적인 아동의 기본권을 보장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마치 노령연금처럼. 어쨌든 1년도 채 안 돼 표류하는 무상보육에 따른 정부 지원은 시설이 아닌 아동 개개인별로 지원되는 것이 적당하지 않나 싶어요.”
네이버 지식인
jungki3028 : “국가경쟁력을 키우려면 사람이 있어야 됩니다. 우리나라 정책은 100년을 바라보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까워요. 아동수당을 지급하면 가정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아동수당을 지급한다고 당장 자녀를 낳는다는 보장도 없지만 출산장려를 위해서는 여러 방법으로 출산 가능한 현실이 되도록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집에서 아이를 돌볼 수 있는데도 무상이라는 이유로 어린이집으로 아이를 내모는 것 같아요. 아이에게 가장 좋은 환경은 엄마와 가정일 것입니다.”
아동수당, 엄마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
이렇듯 현 보육정책에 대한 엄마들의 갈증은 여기저기서 감지된다. 최근 들어 아동수당이 보육계의 화두로 떠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아동수당제도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또 있다. 아동수당이 자녀 보육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엄마들 자신의 삶의 질과 행복을 높이는 데도 기여를 할 수 있어서다. 정용민 차일드케어그룹 대표는 “보육과 관계돼 폭넓은 범위에서 적용될 수 있는 게 아동수당제”라며 “아동수당을 지원받아 아이들과의 대화법이나 양육방법 등에 대해 부모가 전문가로부터 코칭받을 수 있을뿐 아니라 자녀를 키우면서 발생할 수 있는 스트레스, 우울증 등에 대해서도 상담 및 치료를 받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엄마들이 아동수당을 활용해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육에 참여, 자녀와 즐거운 시간을 보냄으로써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앞서 살펴본 정은주 주부의 사례처럼 아동수당을 통해 출산→육아→경력단절→우울증으로 귀결됐던 ‘엄마들의 비애’를 극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저출산의 파급효과와 정책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자녀가 일정 연령이 될 때까지 매달 현금을 지급하는 스웨덴의 아동수당 등과 같이 아동수당제는 이미 유럽 국가의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는 데 효과가 입증된 정책. 자녀 보육비 부담을 호소하는 우리나라에서도 출산율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정책 수요자로서 부모와 아동의 욕구와 선택권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특히 보육의 최선전에 있는 여성들, 엄마들의 생각과 욕구를 읽지 못하면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 ‘여성이 미래’란 말을 의미심장하게 새겨볼 필요가 있다.
이곳에서 배워라…
여성 특화 교육기관·프로그램
뭘 배워야 할지 막막하고 어디 가서 교육받아야 하는지도 도통 모르겠다. 출산·육아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가 다시 재취업하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면 여성에 특화된 교육기관을 방문해 보자. 자신의 적성에 맞는 교육기관 및 교육프로그램을 잘 선택하기만 해도 이미 경쟁력은 갖춘 것. 특히 경력단절로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주부들에게는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을 만나 애로사항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여성새로일하기센터 : 가사·육아 부담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에게 직업상담, 구인·구직 관리, 직업교육훈련, 인턴십, 취업 지원, 취업 후 사후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가 공동으로 지정해 운영한다. (문의: 1544-1199, 여성가족부 홈페이지 www.mogef.go.kr☞정책가이드☞인력개발☞여성새로일하기센터)
서울시 여성능력개발원 : 질 좋은 여성일자리를 창출하고 다양한 취업 및 경력개발 프로그램과 중장기 전문 아카데미 등 체계적인 교육 과정 운영을 통해 전문여성인력 양성에 주력한다. 고학력 경력 단절 여성들을 대상으로 리크루트 컨설팅 교육과정도 최근 개설했다. (문의: 02-460-2300 홈페이지 wrd.seoulwomen.or.kr)
경기도 여성능력개발센터 : 여성전문교육기관. 여성 직업훈련(IT) 교육, 비즈니스 지원, 온라인경력개발센터, 여성정보 네트워크 등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여성 취·창업 전문 이러닝서비스인 온라인경력개발센터 꿈날개는 온라인을 통한 고용가능성 진단, 직업 및 창업역량 진단, 교육 설계, 300여종의 온라인교육과 취업코칭까지 연계한 경력개발형 이러닝시스템으로 이곳만의 특화된 서비스.(문의: 031-899-9100, 홈페이지 www.womenpro.or.kr)
여성인력개발센터 : 경력 단절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를 뒷받침하기 위한 기초적인 직업훈련 및 전문 직업훈련을 제공한다. 전국 51개 지역센터로 운영되고 있어 거주지와 가까운 곳을 찾아 필요한 교육훈련을 골라 수강하면 된다.(문의: 02-318-5880, www.vocation.or.kr/)
여성들이 도전할 만한 이색직업 및 교육
채소소믈리에 : 소비자에게 알맞은 채소나 레스토랑에 채식 식단을
제안(한국채소소믈리에협회, 02-511-7191)
정리컨설턴트 : 정리수납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정리 대행 서비스를
진행(한국정리정돈협회, 010-5531-5809)
아토피전문치료사 : 아토피에 대한 정보 제공과 교육 및
예방 활동(대한아토피협회, 02-3663-3236)
캘리그래피 디자이너 : 서예기법을 활용해 독특한 서체를 쓰거나
창조(붓터치, 02-365-7709)
업사이클 디자이너 : 재활용 패브릭으로 새로운 옷이나 가방
제작(서울시 여성능력개발원, 02-460-2300)
이코노믹 리뷰 전희진 기자 hsm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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