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뇌구조 ① 이건희 삼성 회장
특허침해 공방으로 미국법원에서 한 치 양보 없이 대립하고 있었던 만큼 이건희 삼성 회장은 애플과의 소송에 항시 마음을 쓰고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이번 애플과의 미국 법원 특허소송 ‘완패’ 판결로 향후 특허 전략 등에 큰 변화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지난달 28일 오전 6시 20분께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 출근해 현안을 직접 챙겼고 애플과의 소송 문제 등에 대해서도 직원들과 의견을 나눴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어떠한 지침을 내리지는 않았으며 “잘하라”는 말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이 회장의 스타일처럼 이번 문제도 차분하게 대비하는 모습으로 비친다. 삼성 관계자는 “주변에서 여러 가지 예측들을 하지만 아직 달라지는 건 없다”며 “배심원 평결이므로 재판 결과가 나오면 대응 전략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회장이 요즘 공을 들이는 사업 중의 하나가 새롭게 시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드림클래스’다.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경영이념의 일환이다. 이번 드림클래스도 그 연장선상에서 이건희 회장의 ‘인재중시 경영철학’이 반영돼 만들어졌다. 잘 뽑은 인재,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드림클래스는 성적은 우수하지만 가정형편 때문에 마음껏 배우지 못하는 중학생들의 공부를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전국 21개 지역에서 7000여명의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다. 드림클래스 프로그램의 대상을 올 연말까지 1만50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향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우수 학생 중 일부를 선발해 고등학교 학비 지원은 물론 고교 졸업 후 특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7일 착공한 우면동 연구개발(R&D)센터는 이 회장의 디자인 경영이 발현될 새로운 거점이다.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1만여 명이 상주하는 R&D센터를 짓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서울에 R&D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처음이다. 2015년 5월 완공될 예정. 디자인과 소프트웨어의 글로벌 인재들이 혁신 제품을 개발하는 핵심 기지로서 경기 수원, 기흥 연구단지와 함께 3대 연구 거점으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이 회장은 기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소송 중. 이맹희(81·이재현 CJ회장 부친) 씨와 차녀 이숙희(77·구자학 아워홈 회장 부인) 씨의 상속재산 다툼으로 마음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 이맹희씨는 차명 주식의 형태가 변형됐더라도 동일한 상속재산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 이 회장은 부동산 명의신탁과 관련한 건 사안이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코노믹 리뷰 전희진 기자 hsm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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