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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장│음란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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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어가 되리 시즌 2

음란마귀
1. 음란한 마귀
2. 우리를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고…… 우리를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고…… 시험에 들지 말게……


cf. 엄빠주의

때로는 순수한 학인의 마음으로도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 어학사전 검색창에 ‘음란’을 치면 ‘음탕하고 난잡함’이라는 의미가 뜨고, 이어 ‘음탕’의 뜻을 물으면 ‘음란하고 방탕함’이라는 답이 돌아오는 등 뫼비우스의 한자가 발목을 잡을 때 우리는 앞서 진행된 성인인증 절차의 무용함만을 새삼 확인할 따름이다. 그러나 쉽게 말해 음란이란 색정, 즉 성적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마음과 맞닿아 있는 상태로 ‘음란마귀’는 이러한 삿된 욕망을 증폭시켜 스스로를 다스리지 못하게 하는 죄악의 원천이자 초자연적인 힘을 의미한다. 방송인 하하의 모친이기도 한 김옥정 목사가 한 달 간의 해외 방문을 마친 뒤 돌아왔을 때, 집을 난장판으로 만든 채 삼각팬티 바람으로 술에 취해 자고 있는 아들의 친구들을 보고 “독사의 자식들! 눈에 음란마귀가 가득 꼈어!” 라고 일갈하며 이들을 내쫓았다는 에피소드는 지난 해 9월 KBS <해피투게더 3>에서 소개되며 종교를 넘은 용어의 대중화를 가져왔다.


또한, 최근 가수 별과의 결혼을 발표한 하하는 8월 25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 ‘속도위반 의혹’을 부인하며 “그 아이(별)는 신앙심이 매우 깊어 혼전 순결 계약이 있다”고 말했고, 예비 신부를 향한 영상편지에서 “빨리 신혼여행 가자. 나에겐 음란마귀가 있어! 나 지금 너무 힘들어!”라는 절박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즉 과거에 억누르거나 처단해야 할 대상으로 여겨졌던 ‘음란마귀’는 점차 아끼고 사랑하는 상대, 혹은 육체적 매력을 느끼는 대상에 대한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기 위한 표현으로 변화해 왔으며 사람들은 종종 “음란마귀가 씌었다”는 핑계로 마음 속 깊은 곳에 숨겨 왔던 욕망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상대를 해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누군가에 끌리고 두근대고 흥분하는 인간의 본능은 결코 악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가슴 속에 곱게 기른 음란마귀 하나쯤은 있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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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례 [用例]

* 남자들의 속마음 (feat. 음란마귀)
“데이트할 때 ‘술 잘 먹어?’ 라는 그 말은 스킨십이 하고 싶단 그 말이다. 데이트할 때 ‘영화 볼래?’ 라는 그 말은 스킨십이 하고 싶단 그 말이다. 데이트할 때 ‘아 배고프다’는 말은 밥 먹고 스킨십을 하고 싶다 그 말이다!” - 용감한 녀석들


* 김하나 자매의 계정을 빌어 예비 목사를 유혹하는 음란마귀
“저 자매가 그냥 일방적으로 나를 쭉 좋아하는 모양인데, 좀 측은하고 그래서 내가 상대를 해준 건데 저 자매가 일방적으로 벗고 찍어 보낸 사진이지 내가 절대로 원한 게 아니라구!” - 조한철


* 음란마귀 완전 박멸의 폐해
“<알투비: 리턴 투 베이스> 이종석-정석원 키스신 있었다. 그런데 편집 과정에서 그 영상이 잘려...” - 제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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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최지은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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