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애커슨, 조직개혁 가속도 vs 포드 멀럴리, 팀워크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미국 자동차 제조업계의 메카인 디트로이트에서 두 사내가 주목 받고 있다. 제너럴 모터스(GM)의 대니얼 애커슨 최고경영자(CEO)와 포드자동차의 앨런 멀럴리 CEO가 바로 그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주목 받는 이유는 서로 다르다.
미국의 경제 전문 매체 CNN머니는 애커슨이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 독불장군처럼 행동하는 한편 멀럴리는 낙천적인 자신의 성격을 조직에 불어넣으려 애쓰고 있다고 최근 평했다.
애커슨은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GM 조직을 통째로 흔들어왔다. 외부 인사를 영입하고 뜻밖의 인물을 요직에 앉힌 것이다. 새로운 GM은 더 빠르게 움직이고 기업적인 성격이 더 강하며 높은 수익을 올려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애커슨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조엘 이와닉 최고마케팅경영자(CMO)를 전격 해고했다. 판매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애커슨은 유럽 시장에서 부진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5억5900만달러(약 6342억원)에 유니폼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과도한 계약'이라는 비난에 직면하고 말았다.
애커슨은 과감한 마케팅에도 실적 부진이 예상되자 이와닉 CMO를 전격 해고했다. 이와닉의 해고 소식이 외부에 알려지자 애커슨은 '사내 기밀 누설' 운운하며 직원들을 질책했다. 이 또한 외부로 누설돼 이와닉의 '밴댕이 소갈머리'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포드의 멀럴리는 복잡한 자동차 제조 과정에 대해 꿰뚫고 있는 인물로 평가 받는다.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을 이끈 바 있는 그는 보잉에서 얻은 경험을 자동차 산업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특히 조직문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그에게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볼보를 매각할지언정 취임 후 6년 동안 조직개혁은 시도하지 않았다.
멀럴리는 포드ㆍ자동차ㆍ직원들에 대해 한결같이 긍정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그의 경영전략은 단순하다. '하나의 포드'를 지향하는 것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경쟁과 논쟁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그가 가장 우선시하는 가치는 팀워크이기 때문이다.
멀럴리에게는 운도 따랐다. 그는 포드의 신용 사정이 나빠지기 전 시장에서 대출을 받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포드는 파산을 피할 수 있었다.
CNN은 애커슨에게 이런 장점이 없다고 지적했다. 물론 애커슨에게 다른 장점도 많다. 그는 자기 재산을 늘리기보다 GM이 애국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헌신하겠노라 다짐했다. 실제로 그는 디트로이트 지역사회에 기부를 많이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례로 코너스톤 차트 고교에 100만달러를 건네기도 했다.
GM의 한 전직 임원은 "GM 근로자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평했다. GM이 최근 다섯 분기 동안 80억달러의 순이익을 거둔 데는 근로자들의 공로가 크다는 것이다. 그는 "많은 GM 근로자가 100년의 GM 문화를 자랑스러워한다"는 말로 애커슨의 경영혁신에 대해 에둘러 비판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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