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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강남스타일'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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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재현 기자]승마를 연상시키는 엉거주춤한 춤. 좀처럼 연결되지 않는 스토리 전개. 코믹하지만 특별히 재미있지는 않은 가사.


[데스크칼럼]'강남스타일'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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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싸이의 뮤직비디오 ‘강남스타일’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구스타일’, ‘전주스타일’, ‘홍대스타일’ 등등 패러디가 잇따르고 있다. 점잖은 대선(大選) 후보들 조차 앞다퉈 ‘말춤’ 흉내로 젊은 유권자를 유혹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한 달 남짓 만인 20일 유튜브에서 조회가 4000만 건을 돌파했다. CNN을 비롯해 타임, 허핑턴 포스트, 프랑스 M6TV등이 집중 보도하고 있어서 고속 행진은 한 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쯤 되면 가히 신드롬이라 할만 하다.

“부담 없이 볼 수 있고 재미있으니까.” 뮤직비디오를 본 사람들의 대체적인 평이다. 기자가 보기에도 그렇다. 음악적 완성도는 높아 보이지만 그 이상 딱히 눈에 띄는 신드롬의 이유를 찾을 수 없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강남스타일’에 열광할까. 해외에서의 뜨거운 반응이야 발달한 디지털 미디어에 의한 쏠림현상과 뮤직 비디오의 코믹한 춤 동작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국내에서는 또 다른 이유가 있어 보인다. 물론 심각한 것을 싫어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보다는 직접적으로 웃음을 주는 것을 선호하는 요즘의 대중문화 추세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기자는 거기에 더하여 바로 ‘강남’이란 단어가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갖는 이중적인 의미가 더해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강남스타일’은 사실 전혀 ‘강남’스럽지가 않다. 싸이의 외모부터가 본인과 팬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세련과는 거리가 있다. 하도 잘생긴 남녀 주인공의 뮤직 비디오가 넘쳐나서 오히려 촌스러운 얼굴이 인기를 배가시켰는지도 모른다. 노랫말에도 강남을 상징할만한 내용을 찾아 볼 수 없다. ‘섹시 레이디’가 강남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가렸지만 웬만한 노출보다 야한여자’가 어디 강남에만 있던가.


하긴 뮤직비디오란 것이 그냥 웃기고 재미있으면 됐지 이상의 이유를 굳이 찾으려는 기자의 시도 자체가 문제라면 문제일 수도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 ‘강남’은 무엇인가. “아직도 강북에 사세요”라는 우스갯소리가 유행일 만큼 돈 많고 힘있는 사람들이 사는 곳. 도로가 넓고 반듯하며 고급 아파트가 마천루를 이루는 곳. 뛰어난 학원이 많아 아이들 대학 보내기가 쉬운 곳. 그래서 여건만 허락하면 누구나 가서 살고 싶은 곳이다. ‘대전동(대치동 전세) 산다’는 말이 왜 나왔겠는가.


그러면서도 강남은 정부가 토지 거래를 허가 해야 할 만큼 투기가 극성인 곳. 외제 자동차가 즐비하고 향락과 일탈이 판을 치는 곳. 욕망과 부와 권력에 대한 집착이 강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비치기도 한다. 소설가 황석영은 ‘강남몽’에서 강남을 ‘거대한 욕망들이 만들어 낸 합작품’으로 그렸다.


1960년대만 해도 강북 사람들이 먹을 채소를 기르던 조용한 농촌 강남이 70년대 초반 개발로 급속히 변모했다. 재미있는 것은 강남 개발의 이유는 ‘중산층’이 살 집 마련이었다. 산업구조의 변화로 서울에 사무직 종사자가 크게 늘어났지만 이를 수용할 택지가 강북에는 더 이상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강남이 지금은 ‘상류층’이 사는 곳으로 바뀌었다. 양극화가 심해진 오늘날 강남은 한쪽 끝에 자리하고 있다. 적어도 국민들의 의식 속에는 그렇게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강남이 개발되지 않았더라면 오늘날 서울은 훨씬 더 살기 좋은 도시가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하는 사람까지도 있다.


오늘날 ‘강남’은 ‘선망과 멸시’의 두 얼굴을 하고 있다. 뮤직비디오 ‘강남스타일’에서 그 두 모습을 동시에 확인하고 싶은 심리가 깔려 있다. “그래 도대체 너희는 어떤 스타일이니?”’라는 궁금증과 천박하고 탐욕스런 스타일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심리가 내재돼 있다. 다음에 히트칠 뮤직비디오의 제목이 ‘한국 스타일’일 수 있을까.






백재현 기자 itbri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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