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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단상]아이들에게 기억을 기록하게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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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단상]아이들에게 기억을 기록하게 한다면 허상일 모닝글로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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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책장을 정리하다 우연치 않게 과거에 썼던 글들을 만나게 된다. 가끔 잊고 살았던 나를 발견하게 되면 '그때도 이런 일들이 있었구나 그때 나는 이렇게 생각했었고, 그렇게 해결했구나' 하며 과거의 나로부터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얻곤 한다. 손 글씨로 직접 남기는 경험의 흔적이 쌓여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와 추억을 만들어 준다. 이는 과거의 나로부터 온 기분 좋은 편지임에 틀림없다.


지금은 메모를 하거나 일기를 쓰는 습관이 예전보다는 덜한 것 같다. 대신 기억하면 좋은 짧은 메모는 급한 대로 스마트폰을 이용하거나 인터넷에 남겨둔다. 그런데 이 경우는 나중에 기록해둔 사실을 잊어버리거나 기록해둔 곳을 기억하지 못해 결국 기억 속에서 없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과거에서 온 편지를 잃어버리는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 기억, 경험에 대한 증거물을 남기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중요하다. 과거의 내가 오늘의 나의 멘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방송에서 대학생들을 위한 젊은 멘토들의 강의를 볼 수 있고, 많은 기업들도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닮고 싶은 이의 발자취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예전보다 많아졌다. 반면 상대적으로 기록을 통해 과거의 자기 자신을 아는 것에 대한 중요성은 부각되지 않는 것 같다. 어느 케이블 방송에서 강사 왈, "요즘 많은 대학생들이 멘토를 찾아 나서는데, 사실 나 자신을 잘 모른다면 어느 훌륭한 멘토를 만난다 해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아는 것이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어떤 일을 할 때도 그 기본은 나 자신을 아는 것이고 그것의 가장 쉬운 방법이 내 과거를 기억하는 것, 기록을 통해 과거를 엿보고 과거의 나에게서 배움을 얻는 것이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손쉽게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모두는 정보일 뿐 나만의 지혜일 순 없다. 손으로 남긴 나의 발자취는 누구나 다 아는 것이 아닌 인터넷을 쓰지 않고도 얻을 수 있는 내 가슴에 담아둔 지혜가 될 수 있다. 종종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자기소개서 쓰기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럴 때 과거에 기록해둔 글을 다시 한 번 보며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갖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나만의 지혜가 필요할 때 내 발자취를 들춰보는 건 어떨까.


필자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글쓰기의 힘을 길러주자고 주장하고 싶다. 요즘은 점점 학교에서 공책 사용도 줄어들고 습관이 되지 않다 보니 힘들여 필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에게 처음부터 어렵고 무거운 에세이나 논술을 쓰게 하는 것은 오히려 글쓰기의 어려움만 더해주고 글쓰기를 멀리하게 될 수 있다. 글쓰기를 멀리하면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는 많은 미덕들을 놓치게 된다. 글을 정성스럽게 쓰는 습관은 아이들의 행동을 안정시키고 생각을 정리정돈하는 능력, 책임감과 능동적 태도, 인내심 등을 가져다 준다.


그래서 필자는 이런 제안을 하고 싶다. 선생님과 또는 부모님과 편지 공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매일 짧은 시간을 투자해 빼놓지 않고 선생님 또는 부모님에게 하고 싶은 말을 공책에 남기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 일기 숙제에 비해 짧고 부담이 적어 아이들의 흥미를 끌 수 있고, 부모님과의 대화의 창도 될 수 있어 효과적이다. 편지 공책은 단순히 글 쓰는 자체로도 큰 효과가 있지만 특히 상대방과 감정 교류를 한다는 측면에서 정서 발달에 큰 기여를 한다. 지금이라도 아이에게 편지 공책을 만들자고 제안해보자. '경험의 발자취를 남기는 글쓰기'라는 멘토는 부모가 아이에게 남겨 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유산일 것이다.




허상일 모닝글로리 대표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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