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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크로니클⑤] 아이스케키 장수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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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크로니클⑤] 아이스케키 장수의 역습 (출처 : 네이버 뉴스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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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 얼음과자많이 있다고 한개 두개 먹으면 이가 시려요. 어 어 얼음과자 많이 있다고 세개 네개 먹으면 배가아파요"

7080세대가 어린 시절 고무줄놀이를 하며 불렀던 작자 미상의 노래 '얼음과자'. 이 노래처럼 '아이스케키'는 여름철 식중독의 '아이콘'이었다.


아이스케키는 일제강점기였던 1920년대 신문 기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간식거리다. 하지만 그 시절 빙과류 제조에 대한 규제는 느슨하기 그지 없었다. 작업장에 대한 위생검사나 건강검사 없이 영업계만 내면 그만이었다. 규제 자체가 허술했으니 여름철 사고가 나면 '얼음과자' 때문이라는 소리를 듣게 마련이었다.

35년 6월 한 신문기사는 시내 각 경찰서 위생계 주임이 모여 '이에 대한 규제안을 만들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과연 불결한 아이스케키를 거리로부터 격퇴시킬는지 자못 주목되는 바이다"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냉장고도 없던 시절. 더위에 지친 서민들에게 아이스케키는 그야말로 구원이었다. 여름철 학교 근처나 시장, 민가 주위에는 아이스케키 장수들이 들통을 앞에 메고 '아이스케~키~'라고 외치며 돌아다녔다. 사업장도 번성했다. 덥기로 유명한 도시 대구에서 1935년 아이스케키 영업허가를 제출한 사업장이 176건이고 그중 큰 곳에서는 하루 5000~1만개의 아이스케키가 생산됐다.


아이스케키 장사는 제과점에서도 팔았지만 주로 노점상이나 들통을 멘 장사꾼들이 파는 제품이 인기가 있었다. 고급제과점에선 팥앙금과 분유, 설탕물을 넣은 제품을 팔았지만 노점상들은 미숫가루물을 얼린 제품이 많았고 더 저렴했다.


비위생적인 제조·판매가 이뤄지는 아이스케키를 못먹게 하려고 부모들의 잔소리는 극에 달했다. 종로 탑골공원에서 만난 김순형(77)씨는 "어매(어머니)가 못먹게 하려고 온갖 소리를 다했다"며 "똥숫간 일보고 나서 아이스케키 만든다고도 하고, 간첩이 애들 잡아가려고 아이스케키 장수로 변장했다고도 했다"는 것.


다시 말해 '아이스케키 괴담'이 생겨난 것이다. '화장실 얘기'와 아이스케키 사이에는 묘한 상관이 있었다. 암모니아 파이프를 사용해서 아이스케키를 냉각시키는데 그 때문에 제조업체 근처에서 역한 암모니아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생긴 괴담이었다. 또 한여름 거리의 장사꾼들은 급한 볼일을 본 후 손을 씻지도 않고 들통에 든 아이스케키를 꺼냈다.


이 괴담은 어느정도 사실로 드러났다. 1950년 6월 한 여성 대남공작원이 아이스케키 행상을 해가며 공작대 일을 겸하다 경찰에 체포됐다는 소식이 신문에 보도됐다. 또 61년 3월에는 한강로에 있는 아이스케키 판매점에서 암모니아탱크가 폭발하는 사건도 있었다. 아이들은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돼 있었다. 학생 200명이 쉬는 시간에 아이스케키를 사먹다 집단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괴담 크로니클⑤] 아이스케키 장수의 역습 (출처 : 네이버 뉴스아카이브)


아이스케키 괴담은 50~60년대 전문 제조업체가 생겨나며 점점 줄어들었다. 이 업체들이 강조한 건 "자녀들에게 안심하고 줄 수 있는 제품'이라는 점이었다. 이후 1970년 국내 최초의 아이스크림 양산제품이 출시됐고 전국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어어얼음과자 맛이 있다고~' 대신 '12시에 만나요 XXX콘'이라는 노래가 차츰 아이들의 입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이스케키는 80년대 초반까지도 동네 구멍가게에 자리한 원통형 아이스박스에서 찾아 볼수 있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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