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 운동선수가 혹독한 훈련과 시련 끝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고 치자. 그가 메달 수여식이 열리는 단상 위로 올라간다. 이어 국기가 올라가고 국가가 울려퍼지는 순간 그는 과연 무슨 행동을 할까? 평정심을 잃지 않고 뻣뻣하게 서 있을까, 아니면 눈물ㆍ콧물을 쏟으며 펑펑 울까.
월스트리트저널은 지금까지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129명의 메달 수여식 장면 분석 결과를 8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전체 금메달리스트의 16%가 수여식이 진행되는 동안 눈물을 흘렸다. 또 다른 16%는 단상에서 금메달에 입맞추거나 금메달을 깨물었다.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44%의 금메달리스트는 울려퍼지는 국가를 따라 불렀다.
눈물은 여자 선수가 더 많이 흘렸다. 여자 금메달리스트 57명 가운데 25%가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72명 중 8%만 눈물을 보였다. 남자 선수라고 모두 울음을 자제하는 것은 아니었다. 접영 200m 경기에서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를 누르고 금메달리스트가 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채드 르 클로스는 단상에서 화장지가 필요할 정도로 펑펑 울었다. 도미니카공화국의 육상선수 펠릭스 산체스도 400m 허들에서 우승한 뒤 금메달을 목에 걸자 눈물샘이 터지고 말았다.
반면 남자 역도 62kg급 경기에서 세계 신기록 경신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건 북한의 김은국 선수는 다리 벌리고 공중으로 뛰어오르는 '팔색조 세리머니'까지 선보여 대조적이었다.금메달을 많이 확보한 국가들은 눈물에 인색했다. 중국의 금메달리스트들 가운데 눈물을 보인 선수는 7%에 불과했다. 미국ㆍ영국 선수들은 각각 17%와 37.5%가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특히 중국 금메달리스트의 92%가 국가를 따라 불러 눈에 띄었다. 영국의 경우 61%, 미국은 44%가 국가를 따라 불렀다.
지연진 기자 gy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