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템플턴자산운용의 남다른 투자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산업개발 한 종목에서 지난 10년간 거둔 수익만 무려 1300억원에 달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현대산업개발(이하 현대산업) 최대주주는 기존 템플턴자산운용(이하 템플턴)에서 정몽규 현대산업 회장으로 변경됐다. 템플턴은 2년 전 17.43% 지분으로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템플턴은 미국 '프랭클린템플턴 인베스트먼트'의 자회사로 이머징마켓 지역 투자를 담당한다. 현대산업은 템플턴이 운용하는 아시아 지역 펀드 포트폴리오에 속해 있다.
템플턴은 지난 2002년8월 현대산업 지분 5.07%를 매입하며 투자를 시작했다. 보유 지분은 그해 말 10.49%, 이듬해 말 17.34% 등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템플턴의 2003년 말 지분 17.34%, 1306만8790주를 지난 24일 종가 기준으로 따져봤을 때 템플턴은 지난 10년간 1321억원가량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템플턴은 2002년, 2003년 2년 동안 약1226억원을 투자해 지분을 매입했고, 24일 현재 지분 가치는 2548억원에 달한다. 수익률로 따지면 108%가량이다.
템플턴은 현대산업 주식을 '템플턴 이머닝마켓 펀드', '템플턴 아시안 그로스 펀드', '템플턴 코리아 펀드' 등 다양하게 나눠 보유하고 있다. 템플턴은 현대산업 외에도 GS건설, 영원무역홀딩스, SK이노베이션, 영원무역 등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펀드 역사가 짧아 그 정도 장기보유는 보기 드물다"며 "수십년 역사를 이어온 글로벌 운용사기에 볼 수 있는 면"이라고 설명했다.
템플턴은 투자를 할 뿐, 경영참여는 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2년 전 최대주주 자리에 오를 때도 적대적 인수합병 등을 언급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사실과 달랐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분기 한 번 가량 회사 상황을 묻는 것 정도"라며 "상장회사 입장에서 봤을 때는 한 마디로 나이스(nice)한 투자자"라고 말했다.
템플턴자산운용 측은 "경영참여는 하지 않는다는 게 일반 원칙"이라며 "이사 지명 의도도 없으나 경우에 따라 적임자라고 판단하는 이사 후보자를 지지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종 기자 hanaru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