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사진)이 웅진코웨이 매각으로 경영 부담을 한시름 덜게 됐다. 매각액은 당초 기대에 못 미치지만 경영권을 확보했고 4년 후 우선매수권을 통해 웅진코웨이를 다시 사올 수 있는 합의도 이뤄냈다. 또 매각을 통해 약 1조2000억원의 신규 유입 자금을 그룹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절반의 성공이다.
윤 회장은 웅진코웨이 경영권을 확보했다. 그룹의 안정적인 수익창출원은 지켜낸 셈이다. 하지만 극동건설과 웅진폴리실리콘, 서울상호저축은행 등 계열사들의 경영상황을 안정화시키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극동건설은 경기불황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영업손실 2162억원, 당기순손실 1919억을 기록했다. 부채총액은 8560억원에 달한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 52억, 당기순손실 69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기준으로 공사대금과 손해배상 등 소송 중인 사건도 40여건이 넘는다. 또 올 4월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건설경기는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웅진폴리실리콘의 경우 지난해와 전년 매출과 영업이익을 비교해 보면 경영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당기순손실은 그대로다. 웅진폴리실리콘은 2010년 당기순손실 96억원, 지난해에는 10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윤 회장이 당분간 태양광 사업에 대한 대규모 시설투자는 보류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웅진폴리실리콘의 중장기적인 비전도 다소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웅진그룹이 금융사업 확대의 일환으로 2010년 10월 인수한 서울상호저축은행의 경영실적을 개선하는 일도 시급하다. 서울상호저축은행은 지난해 7월부터 올 3월까지 영업손실 409억원, 당기순손실 415억원을 기록했다.
윤 회장은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아픔을 견디면서까지 웅진코웨이를 매각했다. 그룹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성장을 가능케 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윤 회장은 평소 "나의 능력을 믿고 어떠한 어려움이나 고난도 이겨낼 수 있다"며 "어떤 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성공시킬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의 신조다.
1980년 매출액이 1억8300만원에 불과했던 웅진그룹은 현재 매출 6조원대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생활환경가전과 교육출판, 건설레저, 식품, 금융, 소재, 태양광 사업까지 아우르고 있다.
올해 웅진그룹은 창립 32주년을 맞이했다. 5만여명의 웅진식구와 그의 가족들, 그리고 협력업체까지 합치면 수십만 명이 윤 회장의 향후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그만큼 윤 회장의 책임감과 부담감도 매우 크다. 웅진그룹은 2015년 매출 15조, 영업이익 2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윤 회장이 앞으로 보여줄 새로운 경영 모습과 도전 정신에 그룹의 목표 달성과 지속성장의 운명이 달려 있다.
김대섭 기자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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