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감면, 보금자리 임대 전환, 양도세 중과세 폐지 물건너 가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17일 당정협의회에서 발표한 부동산 거래 정상화 방안은 이미 발표된 정부 대책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날 당정은 국토해양부가 지난달 '5ㆍ10대책' 후속조치로 입법예고한 분양가 상한가 폐지, 재건축 부담금 부과 중지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야당을 설득하자는데 동의했다.
취득세 감면, 보금자리주택 임대공급 전면 허용 등 새로운 거래활성화 방안은 물론 기존 정부에서 발표한 양도세 중과세 폐지조차도 정부부처간 이해관계 등에 밀려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국토해양부가 요구한 대책도 전부 수용되지 않은 셈이다.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문제는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이날 당정협의회에 참석한 고위관계자는 "취득세 감면이나 다주택양도소득세 중과 폐지라든지 논의는 했는데 합의에서는 빠졌다"며 "다주택 양도소득세 중과 완화는 상임위 차원에서 다시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와 재건축 부담금 부과 중지안이 수년 전부터 발표된 정책인데다 거래활성화에 직접적인 효과를 미치기에는 제한적이어서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올해들어 급격하게 감소한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해 취득세 감면에 대한 합의점 도출을 기대했다. 하지만 이날 전반적인 예산을 주무르는 기재부와 지방재원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행안부에서 난색을 표하면서 수면아래로 가라앉았다.
취득세는 지자체의 중요한 세원인 만큼 감면은 곧바로 지자체 세수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취득세 감면정책이 발표됐을 때도 지자체가 반발, 결국 정부가 나서 세수 감면분을 보조해 주기도 했다.
남영우 나사렛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올해 초부터 취득세 부담이 커지면서 거래량이 급감해 다시 감면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다"며 "거래 활성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안이었는데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보금자리주택 전면 임대 전환은 오는 2018년까지 보금자리주택 150만가구를 공급하기로 계획된데다 임대주택만 공급할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재무구조를 더욱 악화시킬 수 밖에 없어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카드로 여겨졌다.
이날 당정 합의에 도달한 규제 완화 방안도 시행이 불투명하다. 야권에서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규제 해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국회에서 연내 처리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12월 대선을 고려하면 쉽사리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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